[비즈한국]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지난해 가족회사와 함께 경기 화성시 장지동 땅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이번에 거래된 토지들은 조 회장의 부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이 과거 골프장을 조성하려 했던 땅과 인접했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인허가 장벽에 부딪혀 골프장 조성 계획을 접었는데, 아들 조현범 회장이 그 꿈을 대신 이룰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와 부동산등기부 등에 따르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경기 화성시 장지동 마등산 인근에 있는 1만 3686㎡ 규모 임야를 20억 7000만 원에 매입했다. 조 회장 측 가족회사인 장지도 조 회장 토지 매입 전후인 지난해 6월과 8월, 11월에 걸쳐 인근 농지 총 1만 3173㎡ 규모를 51억여 원에 사들였다. 장지는 지난해 5월 기준 조 회장과 형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지분 45%씩을 보유한 농업회사법인이다. 이번 거래 이전인 2020년 3월 김 아무개 씨에게 인근 농지를 증여받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매입한 땅은 12년 전 골프장 조성 사업이 추진되던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땅과 접했다. 조현범 회장의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은 1968년 3월 무렵부터 이 일대 토지를 매입해왔다. 현재 확인된 조 명예회장 명의 토지는 80만 ㎡를 넘어선다. 조 명예회장 측 가족회사인 신양월드레저는 2013년 8월 이 일대 99만 ㎡ 규모 땅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화성시에 도시관리계획을 입안 제안했다. 앞서 화성시는 2008년 3월 ‘2020 화성시 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이 일대를 골프장 조성이 가능한 관광·휴양형 부지로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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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조양래 명예회장이 추진하던 골프장 조성 사업은 인허가 장벽에 막혀 무산됐다. 화성시는 2013년 10월 △녹지 축과 생태계, 산림, 경관의 보존 필요성 △입지 타당성 및 골프장 수요 적정성 △토지이용계획의 불합리성 △용도지역 변경 및 입안구역 제안 부적정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결과 등을 이유로 골프장 조성과 관련한 신양월드레저의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을 반려했다. 신양월드레저는 입안 제안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화성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2016년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이번에 조현범 회장과 가족회사가 토지를 사들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과거 조양래 명예회장의 골프장 조성 시도와 이번에 매입한 토지 위치를 미루어 볼 때 조현범 회장이 부친 뜻을 이어받아 골프장 조성 계획을 다시 수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성시 도시정책실 관계자는 “골프장을 조성하려면 지구단위계획(도시관리계획)을 새로 수립해야 할 텐데, 과거 반려 처분이 나간 이후 그 지역에 추가로 접수된 입안 제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조양례 명예회장의 화성 땅에 골프장 조성을 시도했던 신양월드레저는 조 명예회장 부자(父子)의 개인회사다. 지난해 5월 기준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 20%, 조현식·현범 형제가 40%씩 나눠가졌다. 2009년 3월 골프장 및 스키장 운영업을 목적사업으로 설립됐는데, 2023년 보고된 매출액은 0원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정일용 신양월드레저 대표이사는 지난해 조 회장과 함께 토지를 매입한 장지와 한국앤컴퍼니 계열 장애인 자립 지원 기업인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에서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개인 회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려울 것 같다”고만 밝혔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다. 창업주인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은 2022년 6월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량을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은 형 조현식 전 고문(지난해 5월 지분율 18.93%), 누나 조희원 씨(10.61%)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을 제치고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42.03%)에 올랐다.
차형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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