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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콘텐츠에 AI 결합, '플러스 스토어' 앱으로 나온다

AI 활용한 개인화 추천으로 승부…아마존·알리바바서 이미 AI 효과 검증

2025.02.26(Wed) 16:58:57

[비즈한국] 가격 비교와 목적형 구매 위주였던 네이버 쇼핑이 발견·탐색 중심의 쇼핑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네이버가 보유한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정확히 이해하는 초개인화 쇼핑 환경을 제공해 상품 ‘발견’을 유도하고 실구매까지 연결한다는 큰 그림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과 검색 및 쇼핑, 블로그·카페 데이터까지 기존 역량을 총동원한다. 지난해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서비스는 상반기 독립 앱 론칭을 앞두고 있다. 아마존, 월마트,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이 개인화와 AI로 무장해 쇼핑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가 AI 기반 초개인화 쇼핑 환경 구축에 나서며 플러스 스토어 별도 앱 론칭 초읽기에 나섰다. 25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 커머스 스터디에 참석한 정경화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 사진=강은경 기자


#쇼핑 부문 첫 독립 앱 출시 초읽기

 

“리뷰 평점, 쿠폰·멤버십 혜택, 선호 브랜드와 같은 이용자의 실증적인 이력을 다각도로 활용해 개인의 맥락에 맞는 쇼핑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제는 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의 앱에서 제공하려고 한다. 네이버가 경쟁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

 

정경화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지난 2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 커머스 스터디에서 사업의 방향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2003년 검색을 통해 최저가를 찾아주는 ‘가격 비교’로 출발한 네이버 커머스는 오프라인 상품을 모바일로 쇼핑하는 ‘쇼핑 윈도’(2013년), 온라인 스토어 플랫폼 ‘스마트스토어’(2018),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쇼핑라이브’(2020년), ‘도착보장’(2022년) 서비스를 추가하며 고도화 해왔다. 이 서비스들은 모두 네이버 기본 앱에서 구동되고 있는데, 이르면 3월 중 네이버 쇼핑 영역에서는 처음으로 플러스 스토어가 독립 앱으로 출시된다. 

 

플러스 스토어는 이용자가 맞춤형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새롭게 마련한 별도의 쇼핑 공간이다. 지난해 10월 말 베타(시범) 오픈해 서비스 중이다. 이용할 수 있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모두 끌어와 구매 결정을 돕고, 고객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잠재 수요까지 잡겠다는 것. 서명원 네이버 커머스 설계 이사는 “쇼핑에서 개인화 추천 경험을 하기에는 네이버라는 기본 플랫폼 자체가 무거운 측면이 있었다”며 앱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자사 커머스 부문의 방향성을 ‘5000만 국민의 모두 다른 쇼핑 경험’으로 요약했다. 임신부가 ‘출산’을 검색하면 AI가 출산 준비 방법이나 ‘국민 출산템’ 등 연관 질문을 보여주고, 제품명 등 구체적인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속싸개 등 출산 필수품들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무선 청소기를 찾는다면 기존 검색, 구매 이력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1인 가구인지, 부모님을 위해 구매하거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원하는지를 구분해 추천 가이드를 제공한다. 

 

경기 성남 소재 네이버 사옥. 사진=박은숙 기자


앱 론칭 시점에 ‘AI 구매 가이드’ 기능은 베타 버전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이는 AI가 유형·상황별로 어떤 상품이 적합할지 등 상품 구매와 관련해 다양한 정보를 상담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이정태 네이버 커머스 AI 기술 리더는 “일단은 초기 버전이 탑재된다.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 이사는 “상품 리뷰나 구매 선호도 요약도 모두에게 다 똑같은 정보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가성비 선호 고객에게는 가성비 관련 리뷰가 먼저 노출된다. 쇼핑 중 필요한 순간 사이사이에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는 예측적 설계”라고 밝혔다.  

 

#알리바바·아마존 이어 네이버도 AI 쇼핑, ‘UGC’로 차별화

 

네이버 쇼핑의 상품 특화 AI와 개인화 기술은 현재 초기 단계지만 점차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AI 추천 기술 ‘AiTEMS’를 도입해 추천의 정확도와 정밀도를 개선해왔다. 네이버가 가장 앞세우는 무기는 지식인, 블로그, 카페, 클립 등 UGC 부문에서 쌓아놓은 방대한 양의 콘텐츠와 데이터다. 

 

서 이사는 “네이버에는 누적 30억 건의 블로그 글이 있고 50억 개 이상의 경험과 관심사 글이 쌓인 카페의 정보가 있다. 이 중 커머스와 관련된 콘텐츠를 잘 뽑아서 커머스 내에서 노출하는 방식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스토어 내 3000개 브랜드 사를 포함해 전체 60만 규모의 셀러 등 기존 커머스 역량과 자사 LLM(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 X의 기술력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블로그, 카페 등 자사 서비스에 축적된 콘텐츠 등을 결합해 AI 개인화 서비스 차별화에 나선다. 사진=강은경 기자


글로벌 커머스 기업들의 관심사는 단연 AI다. AI는 쇼핑 서비스를 개인화하는 작업에서 필수적인 도구인데, 실제 지표상 효과가 입증됐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개인화 시스템 강화로 구매 전환율을 2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알리바바는 검색어와 카테고리 맞춤 제안, 상품 랭킹 노출 등 개인화 경험 강화 목적 외에도 판매자의 제품 이미지 제작, 현지 언어 번역 지원 등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 AI 기반 쇼핑 지원 챗봇인 ‘루퍼스’의 성과를 확인했다. 역대 최대 매출과 판매 품목 수를 올린 이 기간에 루퍼스를 사용해 구매한 비율은 약 20%에 달했다. 루퍼스 검색의 경우 ‘아마존 추천(Amazon’s Choice)’ 배지 같은 기존 순위 체계는 가중치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외신은 “개인화는 루퍼스를 사용한 초기 실험에서 유망성이 보이는 분야”라며 “아마존이 기존 순위 요인보다 개인 쇼핑 기록에 더 많이 의존하는 AI 기반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네이버는 고객 맞춤형 예측적 설계를 통해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실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글로벌 빅테크가 1~2년 전부터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전격 도입한 것에 비교하면 네이버의 전략 변화가 빠르다고는 볼 수 없다. 네이버 내 다른 서비스에 남긴 정보가 쇼핑 영역에서 활용된다는 데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네이버는 AI를 판매자 성장 정책에도 접목하는 방식으로 생태계 지원을 병행하고 데이터의 윤리적 활용을 보장하며 자사만의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품 상세 페이지 제작 보조, 배송 최적화 등이 판매자 운영 효율을 높여줄 수 있는 기능으로 소개됐다. 판매자 센터도 자동화 등 고도화 작업이 연내 이뤄질 전망이다.

 

서 이사는 “개인화 설계 시 데이터 수집에 대해 이용자에게 안내하는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체적으로 설계가 적절히 되고 있는지, 브랜드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변화를 따라갈 수 있도록 다수를 위한 최적의 방식을 찾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리더는 “AI 기반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효율을 상호 증대하고 성장을 지속해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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