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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기대주 분석] 현대차 '저평가 대표주' 불명예 벗으려 안간힘

밸류업 프로그램 빠르게 공개, 배당 늘리고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 정책 내놨지만 주가 지지부진

2025.02.25(Tue) 14:31:09

[비즈한국]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이 이어진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24년 8월 이후 30%대를 회복하지 못했고, 외국인 보유 금액은 2023년 말 738조 원에서 2025년 1월 666억 조원까지 줄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105개 저평가 우량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도입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중 매주 한 가지를 선정해 경영 현황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분석하고, ‘국장의 추락’을 막을 기대주인지 알아본다.


현대차는 지난해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내놓은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은 예상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진=임준선 기자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주를 논의하면 반드시 언급되는 종목이 있다. 바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상위 3위(2월 25일 기준) 현대차다. 현대차는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대표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으로 꼽힌다. 2월 24일 현대차 PBR은 0.59로 여전히 1에 한참 못 미친다.

 

현대차는 국내 증시 투자자로부터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받는 종목이다. 실적이나 주주환원 정책, 배당금을 보면 주가가 오를 법하건만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주가는 2024년 6월 28일 장중 29만 9500원을 터치하고 내리 하락세를 보였다. 2월 25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주가는 20만 3000원에 머물렀다. 투자자 성적도 좋지 않다. 주식 수익률은 1년 –15.2%, 6개월 –18.0%, 3개월 –4.6%를 기록했다.

 

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2024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매출은 175조 2312억 원, 영업이익은 14조 2396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은 162조 6636억 원, 영업이익은 15조 1269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증가(12조 2723억 원→13조 2299억 원)했다.

 

자동차 판매량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2024년 판매량은 국내 70만 5010대, 해외 343만 6781대로 2023년 판매량과 비교하면 국내(76만 2077대)는 7.5%, 해외(345만 4603대)는 0.5%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는 2025년 목표치로 국내 판매 71만 대, 해외 판매 346만 4000대를 제시했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주가 부양의 의지가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밸류업 우수생’이다. 지난해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낮은 PBR 때문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조건에 부합하지 않자, 밸류업 조기 공시를 통해 특례 편입으로 입성했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120조 5000억 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설비 투자를 강화하면서 캐즘에도 대응한다는 목표다. 사진은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 중인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2024년 8월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중장기 투자로 수익성 목표를 달성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나누는 선순환 방안을 제시했다.

 

중장기 투자계획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연구개발(R&D)에 54조 5000억 원, 생산능력 강화(CapEx)에 51조 6000억 원, 미래 사업에 14조 4000억 원 등 도합 120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곳은 설비 투자다. 울산에 첨단 제조 공법인 ‘하이퍼 캐스팅’ 공장을 세우고, 전기충전소 등 전기차 인프라 구축과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데 50조 8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기간에 수익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개발, 배터리 경쟁력 확보 등에도 37조 4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영업이익률을 2027년 9~10%, 2030년에는 10%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발표한 2025~2027년 주주환원책은 다음과 같다. △총주주환원율(TSR) 35% 이상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익성 지표) 11~12% 지향 △주당 최소 배당금 1만 원(분기 배당 2500원) △향후 3년간 자사주 매입 4조 원 △중장기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으로 주주환원 확대 등이 핵심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2023년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책보다 강화한 정책”이라며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정책으로 투자자에게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2024년 11월 27일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자사주 466만 5868주(보통주+우선주)를 2024년 11월 28일~2025년 2월 27일 사이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는데, 2월 18일 자기주식 취득 결과 보고서를 통해 전량 매입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가 무겁게 움직이는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 2024년 인베스터 데이(8월 28일) 당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4.7% 상승(24만 7500원→25만 9000원)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자사주 매입 공시일(11월 27일)에는 주가가 오히려 전일 대비 1.1% 하락(22만 3500원→22만 1000원)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현대차 배당일은 2월 28일로, 배당락일(2월 27일)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 이미 25일부터 보통주와 우선주 3개(현대차우, 현대차2우B, 현대차3우B) 주가에는 파란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배당금은 6000원(우선주 6050원, 6100원)으로 책정됐다. 신윤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이 예정대로 2월 27일까지 지속됐다면 배당락 영향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로선 완화 장치가 부재하다”며 “2월 중 신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한다면 변동성 완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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