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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드론 전성시대, 전차는 이제 무용지물일까

K2전차에 안티드론 기능 및 정찰드론 탑재 예정…드론과 결합 통한 '신개념 전차' 예상

2025.02.21(Fri) 09:27:27

[비즈한국] 대한민국 K-방산이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는 요즘, 방산 수출의 선봉장은 단연 지상 무기체계의 왕자, ‘전차’다. 전차의 수출 실적은 상당하다. 수출국은 튀르키예와 폴란드 두 개국에 불과하지만, 국내 수요로 400여 대, 튀르키예에 구성품 및 기술로 200여 대, 폴란드 1차 수출이 180억 원 규모이며 2차 수출로 800대가 예정되어 있다. 경쟁자인 미국의 M1A2 에이브람스나 독일의 레오파르트2 전차의 경우, 우리 흑표전차보다 생산량이 많지만 대부분 1990년대 이전에 생산된 물량이다.

 

 

현대로템이 드론 탐지 레이더 등이 추가된 중동 수출형 K2전차를 생산해 전시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제공

 

그러나 K-방산의 핵심 제품인 전차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마냥 긍정적인 기대만을 품고 있지는 않다. 최근 현대전 동향에서 전차가 ‘무적의 무기’가 아닌 ‘손쉬운 표적’이라는 비판론, 즉 ‘전차 무용론’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차의 피해가 커지면서 전차 무용론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3년간의 전쟁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은 거의 만 대에 가까운 전차와 장갑차량을 잃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드론에 의해 파괴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전차가 드론으로 입은 피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1,000대 이상의 전차가 불과 500달러에 불과한 FPV 드론에 의해 파괴되었다고 분석했다.

물론,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FPV 드론 공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중세 시대의 성곽처럼 전차에 벽이나 철조망, 덮개를 설치해 FPV 드론이 원거리에서 폭파되도록 유도하거나, 드론의 GPS 신호 및 통신을 방해하는 재머(Jammer)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문제는 이러한 드론 방어 기술보다 드론이 방어 체계를 뚫는 기술이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쇼크웨이브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EFP(Explosively Formed Penetrator) 탄두는 그물이나 철망을 뚫고 전차를 파괴할 수 있다. 또한, 광섬유 케이블로 조종하는 FPV 드론은 드론 재머의 효과를 무력화했다. 과거에는 이러한 기술 변화가 몇 년 단위로 이루어졌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몇 개월 만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드론으로 인해 전차가 완전히 무용지물이 될까? 그렇게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필자가 지난해 드론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면서 취재한 우크라이나 현지 군인과 드론 개발자들은 드론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자폭 드론에 집중하는 이유는 포탄 부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된 것이며, 드론이 모든 무기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드론이 전차와 자주포 등 기존 무기체계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제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군대는 ‘드론 없는 군사작전’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특히 한 대당 수십억 원에서 백억 원이 넘을 수도 있는 전차가 계속 진화하는 드론의 위협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지상전 수행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현재 전차를 중심으로 드론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현대로템이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IDEX 2025’에서 공개한 사막 수출형 K2전차에는 새로운 드론 방어 시스템이 탑재됐다. FPV 자폭 드론이 접근하면 어느 방향에서든 전파 방해를 할 수 있는 무지향성 드론 재머 시스템과, 수직 방향을 포함한 모든 방향에서 드론 접근을 탐지하는 드론 탐지 레이더가 장착되었다.

또한, 인공지능도 드론 방어 기술에 통합된다. 원래 적 보병이나 차량을 공격하기 위한 원격조종 기관포 RCWS(Remote Control Weapon System)에 인공지능 기반 표적 자동 추적 알고리즘을 적용해, 근처로 날아오는 중대형 드론을 자동 조준 및 파괴하는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K2 흑표전차는 드론 방어 능력뿐만 아니라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시작될 K2전차 성능 개량 사업에는 표적 획득 및 정찰 임무를 위한 드론 탑재가 추진 중이다. 전차 포탑의 보관함을 개조해 쿼드콥터 드론을 수납했다가 필요할 때 출격시켜, 드론에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공격을 수행하는 것이 K2전차용 드론 기능의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드론을 탑재한 K2전차는 적 위협에 무작정 돌진하는 것이 아니라 드론을 이용해 전방의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고, 드론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드론 전차’로 탈바꿈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현재 계획 중인 K2전차 탑재 드론은 소형 드론으로, 탑재 능력과 중량이 제한적이다. K2전차의 경쟁자로 꼽히는 독일 라인메탈의 KF51 팬터 전차의 경우, 유비전사의 히어로 자폭 드론을 탑재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재사용이 불가능한 일회용 드론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미래의 전차는 드론과 어떻게 결합할까? 전차의 동력원이 대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추진기관이나 수소 연료전지 기관으로 변경된다면, 드론 공격과 방어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신개념 전차’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전차는 공격 시 드론 배터리 충전에 전력을 사용하고, 방어 시 적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나 교란용 데즐러(Dazzler)로 드론을 격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군 및 방위산업계는 몇 년 전부터 K2전차 성능 개량 사업은 물론, ‘K3’로 불리는 차세대 전차 개발을 연구 중이다. 그러나 K3는 화려한 디자인과는 달리 기존 K2전차의 작전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기존 무기체계의 한계를 뛰어넘어 드론 전쟁에 대비할 미래 전차의 청사진을 그려야 할 시점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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