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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까닭

CET1 비율 관리에 따라 하반기 주주환원 규모 결정 전망…KB금융 "상이한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

2025.02.19(Wed) 09:50:18

[비즈한국] KB금융지주는 2023년 11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매출 85조 2141억 원, 순이익 5조 286억 원을 거뒀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을 모두 앞서는 실적이다. 양 회장으로서는 화려한 첫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다.

 

그러나 양종희 회장을 향한 주주들과 증권사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KB금융지주가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이유에서다. KB금융지주는 약 1조 7600억 원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을 고려했을 때 주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영등포구 KB금융지주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KB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은 비은행 계열사의 활약 덕분이다. 주력인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2023년 3조 2615억 원에서 2024년 3조 2518억 원으로 줄었다. 반면 KB증권의 순이익은 2023년 3896억 원에서 2024년 5857억 원으로 50.3% 늘었고,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7133억 원에서 8395억 원으로 17.7% 증가했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 역시 3511억 원에서 4027억 원으로 14.7%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KB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을 점쳐왔다. 동시에 KB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관심이 쏠렸다. 양종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주주환원 강화, 자본비율 관리,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제고와 함께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은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고객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주주환원에 약 1조 7600억 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2월 5일 “2024년 말 CET1(보통주자본) 비율 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 약 1조 7600억 원을 2025년 연간 현금배당 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사회는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감안해 총 5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의 주주환원책 발표 후 증권가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주환원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예정 규모가 5200억 원에 그쳐 높아진 기대치 대비 주주환원의 아쉬움이 다소 컸다”며 “CET1 비율 상향 관리 노력의 절실함은 타행보다는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KB금융지주의)큰 폭의 자본비율 하락은 아쉽게 다가온다”며 “KB금융지주는 업계 최고의 이익체력과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기대치를 밑돈 자본비율과 자사주 규모로 프리미엄 일부 희석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B금융지주에 대한 실망감은 주가에서도 드러난다. KB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10만 원을 넘기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7만~8만 원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KB금융지주가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2월 6일에는 전거래일 대비 주가가 6.70% 하락했다. KB금융지주는 2월 11일 KB금융그룹 전 계열사 대표이사 및 KB금융지주 임원들이 직접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KB금융지주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지주의 주주환원이 기대에 못 미친 원인으로 예상보다 낮은 CET1 비율을 꼽는다. CET1 비율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CET1 비율 13%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3.84%에서 지난해 12월 말 13.51%로 0.33%포인트(p) 하락했다. 물론 KB금융지주 외에 다른 주요 금융지주도 CET1 비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의 낙폭이 다른 금융지주보다 더 크다는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3.13%에서 지난해 12월 말 13.03%로,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13.17%에서 13.13%로 각각 0.10%p, 0.04%p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11.96%에서 12.08%로 0.12%p 상승했다.

 

KB금융지주는 하반기에도 CET1 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지주가 주주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CET1 비율을 관리해야만 한다. KB금융지주는 위험가중자산을 축소해 CET1 비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CET1 비율이 낮아진 주요 이유로는 환율 급등이 꼽힌다. 환율이 상승하면 일부 외화 대출이 위험가중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환율 10원당 위험가중자산이 7000억~8000억 원 정도 움직인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환율도 상승하는 분위기다. 관세가 커지면 교역이 위축돼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강달러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지는 국내 정치권의 불확실성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월 4일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기 수습 되더라도 한미 금리역전 지속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로 연중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중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약 5.7%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며 이러한 시나리오 하에서 환율은 1500원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금리 인하 가능성도 CET1 비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금융권의 이자 수익이 하락할 수 있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는 등 이례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2월 한국 기준금리 인하는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KB금융지주의 하반기 CET1 비율 관리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CET1 비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만큼 주주환원 재원도 줄어들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CET1 비율 관리는 양종희 회장의 리더십과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양종희 회장은 지난 13일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밸류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나상록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월 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자산 운용 변동 폭을 최소화하면서 이에 따른 조달 비용을 감소시켜서 이자 이익뿐 아니라 순이자마진(NIM) 변동 폭, 하락 폭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상반기 기준으로 봤을 때는 (CET1 비율이) 13.51%에서 조금 더 상이한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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