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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신사업 선봉장 애경케미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아라미드 원료 공장 착공 두고 기대-우려 교차…애경케미칼 "근본적 성장은 계속될 것"

2025.02.12(Wed) 15:50:36

[비즈한국] 애경케미칼이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TPC(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 생산 공장을 착공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것.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데다 석유화학업계 불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애경케미칼이 신사업을 통해 실적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석유화학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애경케미칼이 2월 6일 TPC 공장의 성공적인 건설을 기원하는 ‘T프로젝트 착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애경케미칼 제공


#‘슈퍼섬유’ 아라미드 원료 공장 착공, 사업 전망은 교차

애경케미칼은 애경그룹 계열사 중 신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애경케미칼이 관심을 보이는 대표적 신사업은 아라미드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가볍고 단단하면서 난연성까지 갖춘 ‘슈퍼섬유’로 소방 방화복, 항공우주 산업, 전기자동차 타이어코드, 광케이블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활용된다.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9월 이사회를 개최해 TPC 양산 설비 구축을 위해 967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TPC는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다. 지난 2월 6일 ​TPC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올해 말 공장 완공 후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경원 애경케미칼 대표는 “이번 공장 착공으로 애경케미칼이 꿈꿔온 기술 자립과 TPC 국산화에 성큼 다가섰다”며 “애경케미칼은 앞으로도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애경케미칼의 아라미드 사업 전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아라미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선호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2023년 국내 아라미드 수출량은 8292톤(t)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지만 10년 평균 수출량 증가율(2013~2023년)은 11.5%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국내에서 아라미드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앞으로도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아라미드 생산 업체의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HS효성첨단소재는 2009년 아라미드 브랜드인 ‘알켁스’를 선보이며 아라미드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S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슈퍼섬유는 수요 부진과 생산량 감소, 구조조정 비용 등이 발생하며 매출액과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HS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아라미드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144억 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며 “탄소섬유·아라미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애경케미칼은 아라미드 외에 친환경 냉매용 냉동기유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애경케미칼은 2022년 GS칼텍스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가전용 냉동기유 국산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업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아라미드 시장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수요 정체로, 근본적인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TPC를 수입할 경우 굳어버리기 때문에 이를 녹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TPC를 액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에너지 및 비용 절감에서 유리하다”고 전했다. 냉동기유와 관련해서는 “개발된 것을 납품하기에 앞서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본격화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애경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시 마포구 AK프라자. 사진=이종현 기자


#신사업 성공 여부는 장영신 회장 리더십에도 영향​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2023년 1조 7937억 원에서 2024년 1조 6422억 원으로 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1억 원에서 153억 원으로 66.0% 줄었다.

이는 애경그룹의 다른 주요 계열사와 비교해도 부진한 실적이다. 제주항공은 매출이 2023년 1조 7240억 원에서 2024년 1조 9358억 원으로 1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98억 원에서 799억 원으로 52.9% 감소했다. 애경산업은 매출이 2023년 6689억 원에서 2024년 6791억 원으로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619억 원에서 474억 원으로 23.5% 줄었다. 제주항공과 애경산업 모두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매출은 상승했다.

애경케미칼의 실적 부진은 세계적인 석유화학업계 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며 석유화학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2024년 중 한국의 대중국 석유화학 수출 역시 저조한 수준으로 기존 예상보다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경케미칼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애경케미칼 스스로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 “중국의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및 글로벌 수요 침체로 인한 수익성 감소”라고 밝혔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신사업 성과는 중요하다. 다만 애경그룹 차원에서 당장은 애경케미칼 신사업에 힘을 쏟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애경그룹이 지난해 말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경케미칼의 신사업 성공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89)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애경그룹 계열사는 애경케미칼과 코스파 두 곳이다. 코스파는 친환경 소재 제조 업체로 애경그룹과 일본 JSP의 합작법인이다. 코스파의 연매출은 300억 원대로 애경그룹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장 회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주요 계열사는 사실상 애경케미칼뿐이다.

애경케미칼은 2024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281원을 측정했다. 2023년 결산 배당액인 주당 250원보다도 높은 수치다. 애경케미칼의 순이익은 △2022년 594억 원 △2023년 330억 원 △2024년 25억 원으로 줄었다. 순이익이 대폭 줄었는데도 배당은 오히려 늘린 것이다. 주주환원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투자 재원을 잃을 수 있다.

앞서의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기업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2027년까지 배당성향 3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며 “TPC를 비롯한 여러 투자는 차입금으로 이미 약정이 완료됐고, 부채비율도 양호하기 때문에 투자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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