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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900원으로 2년마다 기기 교체" 삼성전자 '갤럭시 구독클럽' 전망은?

기기 변경 주기 줄여 판매량 늘릴 목적, 2030 얼리어답터 '호응'…통신사 타격은 크지 않을 것

2025.02.12(Wed) 16:16:16

[비즈한국]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갤럭시 S25 판매에 나선 삼성전자가 ‘얼리 어답터’ 타깃의 구독 모델을 통해 스마트폰 소비 방식에 도전한다.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은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매월 이용료 5900원을 내면 1년 뒤 출고가의 절반을 현금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2년을 쓰고 반납할 경우 출고가의 40%를 돌려받는다. 이동통신 3사도 삼성전자와 제휴해 S25 시리즈 전용 2년짜리 보상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목돈 부담을 줄여 최신형 기기 교체 수요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과연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이득이 있을까.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출시와 함께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수익 확대 기회를 모색한다. 사전 개통 첫날인 지난 4일 ‘삼성 강남’에 진열된 S25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제공


#‘구독’하면 S25 1년 뒤 되사준다 

           

지난해 말 가전 구독 사업에 진출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분야로 범위를 확대한다. 갤럭시 시리즈 구독 모델은 계약 기간 동안 월별로 일정 비용을 결제하는 일반적인 가전 렌털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기기 가격 외에 따로 구독료를 내는 형태다. 1년 혹은 2년 뒤 현금 보상을 받아 새 기기로 쉽게 ‘갈아타기’하도록 소비 문턱을 낮춘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판매 시점에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을 론칭했다. 클럽에 가입하면 기기를 반납할 때 최대 50%의 잔존가를 현금으로 보장 받을 수 있다. 12개월 후 반납 시 삼성닷컴 기준가의 절반, 24개월 사용 후 반납하면 기준가의 40%가 보장된다. 상품 종료 후 최대 2개월 안에 기존 기기를 반납하는 조건이다. △외관 파손 △전원 작동 불가 △계정 미삭제 단말기는 제외된다. 삼성케어플러스의 ‘스마트폰 파손+’ 서비스도 구독 기간에 함께 적용된다. 

 

 

2월 12일 삼성 닷컴에서 갤럭시 S25 울트라 256GB을 구매하고 1년간 총 구독료 7만 800원을 지불하면 이용자는 내년 2~3월 중 기기 반납 시 기준가의 절반인 현금 84만 9200원을 회수할 수 있다. 이후 차기 갤럭시 모델, 애플 아이폰 등으로 별도의 제약 없이 원하는 기기로 옮겨가면 된다. 최신형 스마트폰 이용자를 공략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단축하는 전략이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성장 속도가 현저하게 줄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기 변경 주기를 짧게 해 판매량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보상 판매 자체는 새로울 게 없지만 구독 방식을 응용해 심리적 효과를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기 판매량을 확보하기 위한 판촉 수단 중 하나”라며 “최신형 기기를 선호하는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독클럽은 삼성닷컴, 갤럭시 캠퍼스에서 삼성카드로 자급제 폰 결제 시 적용되기 때문에 삼성 공식 채널 직구입과 삼성카드 연계 효과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S25 시리즈 사전 판매에서 온·오프라인 자급제 제품 예약 고객 5명 중 1명은 구독클럽에 가입했다. 이 중 60%가 20~30대로 ‘S25 울트라’ 등 상위 라인업 모델에서 구독 가입 비중이 높았다.

  

#통신 3사도 전용 상품 한시 판매, 어디가 유리할까  

 

삼성전자는 통신사 경로로도 보상 구독을 확장했다. 통신 3사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S25 시리즈 전용 상품을 운영한다. 4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기존의 통신사 기기 교체 프로그램보다 보장이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3사 서비스 모두 2년 뒤 단말기를 반납할 때 출고가의 최대 40~50%를 보상해주는 내용으로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구매한 자급제 폰도 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등 큰 틀은 같다. S25 일반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형 상품 기준 SK텔레콤과 KT가 8000원, LG유플러스가 9900원으로 좀 더 높은 비용에 별도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T 안심보상’을 접목한 ‘T나는 폰교체 AI 클럽 서비스’을 내놨다. 2년 뒤 감정가에 따라 보상 금액을 결정하고 S25 일반 모델 기준 OK 캐시백 30만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전에는 C등급까지 반납 가능했지만 D등급(LCD·충전 불량 등 일부 기능 이상)으로 판정 받아도 보상이 가능해 거의 모든 유형의 불량을 커버한다는 평가다.  

 

KT의 ‘안심 체인지 갤럭시 AI 클럽’은 2년 후 반납 시 기존 기기 매입가를 출고가의 최대 50%까지 보장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24개월 내에 연식과 사양이 비슷한 모델로 1회 교체(출고가의 8% 수수료 고객 부담)도 가능하다. 다만 3사 중 유일하게 자기부담금(출고가의 5%)이 든다. 단순 변심부터 파손·침수 등의 사유로 교체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최종 매입 보장한도는 출고가의 최대 20%로 축소된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기존 분실·파손 보장 상품 ‘폰교체 패스’ 구독 시 삼성의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기간 내 삼성 공식 센터에서 무제한 수리(자기부담금 25%) 등 혜택이 제공되는 만큼 이용료는 갤럭시 S25 기준 3사 중 가장 비싼 9990원이다. 삼성 구독클럽이 적용되는 대신 가입 기간에 비용을 지불하면 단순 변심에도 기기를 바꿔주는 기존 서비스 일부는 제한된다.

 

#통신 3사 입지에 영향 줄까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모바일 기기 구독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자급제 수요와 통신사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PC와 태블릿 제품에도 구독클럽 서비스를 도입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모바일 제품 구매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4일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개통을 위해 삼성 강남을 방문한소비자들이 2층 픽업존 앞에서 제품 수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알뜰폰의 인기와 갤럭시 시리즈 자급제 판매 증가 등은 자급제 단말기 이용률(33%) 확대를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완전자급제(통신사 가입과 단말기 판매 분리)’는 유통망 축소나 출고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제조사들이 강경 반대하고 있지만, 한정적인 자급제 영역에서 자사 채널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현재는 1~2년 주기로 기기를 바꾸는 이용자 맞춤 서비스지만 향후 구독 모델과 혜택이 다양해질 경우 자급제폰 수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접근성 높은 보장 서비스 등 외부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통신사들도 긴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연승 한국경영학회 수석부회장(단국대 교수)는 “제조사도 브랜드 역량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유통 판매의 주도권을 쥐는 게 중요하다. 구독 모델은 제조사가 직접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판매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삼성전자 구독 모델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대리점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는 고객 주력으로 보장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기존에도 각 사에 유사한 서비스가 있었고 이용자 타깃이 다른 만큼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희 교수는 “얼리어답터의 구매 욕구를 키우는 효과는 분명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다른 유통망과 통신사보다 가격과 혜택이 더 좋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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