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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딥시크 쇼크에 흔들린 증시, 빅테크 투자 여전히 유효할까

후발주자에게 기회 혹은 해프닝 판단 보류해야…트럼프발 관세, AI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2025.02.11(Tue) 10:18:20

[비즈한국] 인공지능(AI)이 우리 사회와 경제 혁신을 주도하면서 매일 뉴스로 AI가 채워지고 금융시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딥시크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20일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는 추론형 인공지능 ‘R1’을 공개했다. R1은 오픈AI(OpenAI) 최신 모델인 GPT-4o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고, 모델 사용료를 의미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가 오픈AI보다 저렴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딥시크의 AI 모델 발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AI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정도의 혁신으로 보기는 어렵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 투자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며, AI 산업의 성장은 데이터 접근성과 연구개발 역량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사진=딥시크 홈페이지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의 AI 기술력은 미국 대비 2년가량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미국 AI 관련 종사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특히,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었기에 중국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가 중국 엔지니어들이 효율적인 AI 개발에 열중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딥시크 쇼크로 인해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흔들렸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추락한 데 이어, 설 연휴 이후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개발 비용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AI가 빅테크의 전유물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며 “딥시크가 시장에 충격을 준 이유는 고성능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압도적으로 높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딥시크 모델을 따라할 수 있다면, 그동안 인프라 비용 투자 문제로 AI 개발이 어려웠던 국내외 기업들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관련 업계나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닷컴 버블’ 당시처럼 AI가 폭발적으로 보급되는 대중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후발주자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 등 AI 소프트웨어 기업을 순매수하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980년대만 해도 높은 가격 때문에 PC는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단위당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자 1990년대에 폭발적으로 보급되면서 인터넷 혁명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픈소스 모델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고, AI 모델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AI 밸류체인 내 가장 전방에 위치한 인터넷·게임 소프트웨어 분야의 생산성이 구조적으로 향상될 것이며, 향후 AI 서비스 확장에 따라 밸류에이션 멀티플 증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정부가 AI 기술력 강화를 추진하면서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AI 설비 투자(Capex)에 대한 우려도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메타,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올해 자본 지출 예정 규모는 3200억 달러(약 466조 원)로, 대부분 AI 관련 사업에 배정되어 있으며 지난해 총 자본 지출 금액보다 약 40%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빅테크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연구원은 “딥시크가 비용 측면에서 놀라운 추론 모델을 개발하긴 했지만,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빅테크의 AI 설비 투자가 부정당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AI 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별개로, 전체적인 시장은 미국의 반복적인 관세 정책 이슈에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9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코스피는 장중 2500선이 붕괴됐다가 가까스로 2520선을 회복하며 마감했다.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유럽연합(EU)을 핵심 타깃으로 하고 있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당분간 투자자들의 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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