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신고가를 경신한 100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다수를 2030세대가 사들인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해 매매가가 100억 원 이상인 아파트 22가구 가운데 2030세대가 매수한 아파트는 확인된 것만 5가구(23%)로, 단지 전체 또는 같은 면적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2030세대가 매매 최고가를 기록을 갈아치운 아파트는 갤러리아포레, 아크로리버파크, 상지리츠빌카일룸2차 등으로 국내 초고가 아파트 대명사로 불리는 단지들이다(관련 기사 '부동산 양극화 심화' 50억 이상 초고가 아파트 매매 1.6배 늘었다).
#2023세대가 사들인 갤러리아포레, 아리팍, 상지카일룸2 ‘신고가’
업계와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1995년생인 곽 아무개 씨(29)는 지난해 10월 전용면적 242㎡ 규모인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아파트를 108억 원에 매입하며 이 단지 최고가를 경신했다.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매매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직전 매매 최고가는 100억 원(2023년 8월 계약, 같은 면적)이었다.
갤러리아포레는 올해로 준공 15년 차를 맞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다. 한화가 2011년 7월 서울숲 북단에 지상 최고 45층 2개동(230세대) 규모로 조성했다. 서울숲과 한강을 동시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입지에 2007년 공급 당시 3.3㎡당 4390만 원이라는 역대 최고 분양가로 눈길을 끌었다. 초기에는 미분양 사태를 겪기도 했지만 2013년 242㎡ 규모 매매 가격이 당시 국내 최고가(44억 원)를 기록한 뒤 2023년 100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월에는 1986년생 허 아무개 씨(38)와 1987년생 한 아무개 씨(37)가 전용면적 235㎡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최고층 펜트하우스를 180억 원에 공동 매입하며 이 단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최고 가격은 2023년 10월 매매가인 110억 원(전용면적 235㎡)이었다. 이 아파트에도 현재까지 금융기관 등이 설정한 근저당은 없다.
아크로리버파크는 DL이앤씨가 2016년 8월 신반포1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지상 최고 38층 15개 동 규모(1612세대)로, 지하철 신반포역 북쪽 한강변에 위치해 일부를 제외하면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DL이앤씨 고급 주거 브랜드 ‘아크로’가 적용돼 2013년 3.3㎡당 평균 분양가가 국내 최초로 4000만 원을 넘어섰다. 이번에 거래된 전용면적 235㎡ 펜트하우스는 최상층 1가구가 거주하는 형태로 2개 동에 1가구씩 총 2가구 조성됐다. 매매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2차에서도 2030세대가 신고가를 썼다. 1999년생인 장 아무개 씨(25)는 지난해 5월 전용면적 244㎡ 규모인 상지리츠빌카일룸2차 아파트를 100억 원에 사들였다. 2006년 1개 동 15세대로 조성된 이 아파트 직전 최고가는 이보다 10억 원 낮은 90억 원(2023년 5월, 같은 면적)이었다. 부동산등기부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장 씨 역시 매매 대금을 전액 현금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나인원한남 3개 중 2개 평형 신고가도 2030세대
지난해 우리나라 아파트 최고가를 기록한 나인원한남에서도 2030세대의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졌다. 1989년생 임 아무개 씨(36)는 지난해 5월 244㎡ 규모를 120억 원에, 1985년생 변 아무개 씨(39)와 이 아무개 씨(39)는 지난해 8월 207㎡ 규모를 110억 원에 매입하며 이 단지 같은 평형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보다 각각 30억 원, 7억 원 높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273㎡ 규모는 지난해 7월 220억 원에 팔리면서 우리나라 아파트 매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나인원한남은 대신증권 손자회사인 디에스한남이 옛 주한미군 주거단지에 조성한 아파트다. 지상 최고 9층 9개 동(341세대) 규모로 지난 2019년 11월 준공됐다. 세대 규모는 전용 207㎡(170세대), 244㎡(93세대), 273㎡(78세대)로 모두 대형이다. 2018년 분양 당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고자 ‘4년 임대 후 분양’하는 방식으로 이듬해 입주를 시작했다. 일정대로라면 2023년 분양 전환해야 하지만 법인 종부세율과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이 늘면서 시행사가 2021년 3월 조기 분양에 나섰다. 분양 전환 가격은 3.3㎡당 평균 61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차형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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