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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관위 전산관리 업체 '비투엔', 정관계 인사 다수 영입 '눈길'

마르스엘피1호 2대 주주 등극 후 김기훈 대표 취임,..비투엔 측 "현재 언론 담당자 없다"

2025.02.03(Mon) 13:36:19

[비즈한국] 비투엔이 최근 정치권과 연관이 깊은 인사를 이사로 영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비투엔은 쌍방울그룹 계열사로 과거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용역을 맡은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부정선거 의혹과 비투엔을 연결 짓고 있다.

 

비투엔 본사가 위치한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그룹 사옥. 사진=최준필 기자


#비투엔은 어떤 회사?

 

비투엔은 2004년 설립된 데이터 관련 업체다. 비투엔의 주요 사업은 데이터 솔루션, 데이터 컨설팅 등이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사업에도 진출했다. 쌍방울그룹은 지난해 엑스트윈스1호조합을 통해 비투엔을 인수했다. 엑스트윈스1호조합에는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디모아, 광림, 아이오케이 등이 출자했다. 비투엔의 현재 본점 소재지도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그룹 사옥이다.

 

비투엔이 두드러지는 실적을 보인 것은 아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투엔은 2023년 매출 320억 원, 영업손실 25억 원을 거뒀다. 비투엔은 2024년 1~3분기에도 매출 183억 원, 영업손실 36억 원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비투엔이 주목 받은 것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다.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비투엔은 과거 선관위의 서버 관리 용역을 수행한 일이 있어서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12월 소셜미디어(SNS)에 “탄핵이 된다손 치더라도 선관위는 꼭 털어야 할 듯”이라며 “쌍방울의 오너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북한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결탁했고, 그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북한에 뇌물성 자금을 송금한 혐의로 이 대표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수정 교수의 주장은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SNS에서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이런 사람은 빨리 정계 퇴출 시키자”라며 “보수는 이런 사람들 정리 안 하면 앞으로 어떤 선거도 못 이긴다”고 비난했다.

 

선관위는 1월 21일 “비투엔은 2019~2023년 선거정보시스템 통합위탁운영 사업자였으며 주요 업무는 선거 관련 각종 응용 프로그램의 유지·보수 등으로 장비 제작과는 무관한 사업자”라며 “사업자 선정 시 관계 법령을 준수해 공개입찰 절차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있으며 입찰 과정에서 사업자의 지분관계나 기업의 지배구조 등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비투엔 역시 이 같은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이 비투엔을 지난해 7월 인수했기 때문에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과는 연관이 없다고 설명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는 엑스트윈스1호조합이 지난해 5월 비투엔 최대주주에 오른 것으로 공시됐는데, 이 역시 총선 이후다.

 

비투엔은 지난해 12월 “온라인에서 유포되는 ‘비투엔과 선관위 서버 해킹 연관설’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당사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허위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포함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진=임준선 기자


#정치권 연관 인물 대거 등장

 

이런 가운데 비투엔에 새로운 주주가 등장했다. 마르스엘피1호는 1월 7일 유상증자를 통해 비투엔 지분 10.84%를 확보했다. 추가 유상증자도 예고했다. 마르스엘피1호는 2월 28일 55억 원을 유상증자 형태로 비투엔에 투입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신주는 3월 21일 상장된다. 유상증자 절차가 완료되면 마르스엘피1호의 비투엔 지분율은 20.90%가 된다.

 

마르스엘피1호에는 김기훈 뉴오리엔탈호텔 대표가 51%를 출자했다. 김기훈 대표는 과거 일레븐매니지먼트코리아 대표로 근무했다. 일레븐매니지먼트코리아는 축구 선수 전문 에이전시다. 이동국, 조원희 등 유명 축구 선수도 한때 일레븐매니지먼트코리아 소속이었다.

 

마르스엘피1호 유상증자 후에도 비투엔 최대주주는 여전히 쌍방울그룹이다. 엑스트윈스1호조합 외에 제이준코스메틱, 비비안 등 다른 쌍방울그룹 계열사도 비투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비투엔의 총 지분율은 현재 30.25%다. 마르스엘피1호의 유상증자 후에는 쌍방울그룹의 비투엔 지분율이 26.84%로 희석된다. 그래도 마르스엘피1호보다 지분이 많다.

 

마르스엘피1호 등장 후 비투엔 이사진에 큰 변동이 발생했다. 김기훈 대표가 직접 비투엔 대표로 취임한 것으로 보아 마르스엘피1호가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비투엔은 이전까지 유호정·이창현 각자 대표이사 체제였다. 이 가운데 유호정 대표가 1월 23일 사임했고, 김기훈 대표가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비투엔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신규 이사도 대거 영입했다. 구체적으로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감사 1명을 신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선임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과 주주총회 출석주주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르스엘피1호와 쌍방울그룹 모두 신규 이사 선임에 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쌍방울그룹이 반대했다면 김기훈 대표의 선임도 불가능했다.

 

사실 쌍방울그룹의 현 경영진이 비투엔 경영에 깊숙이 개입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쌍방울은 1월 17일 네이처리퍼블릭에 인수됐고, 2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임원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현 경영진은 대부분 퇴임할 것으로 보인다.

 

비투엔의 신규 사내이사는 김기훈 대표를 포함해 한주현 전 신성건설 이사, 김철균 전 쿠팡 부사장,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이사장 등이다. 양용호 이사장이 이끄는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태에 간접적으로 연루된 곳이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다. 삼부토건이 2022년 유라시아경제인협회와 우크라이나 전쟁복구 재건 사업 관련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삼부토건과 유라시아경제인협회가 MOU를 맺을 당시 양용호 이사장이 재직 중이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논란​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해 5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그는 ‘삼부’가 삼부토건이 아닌 골프장 야간운영 시간인 ‘3부’를 뜻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철균 전 쿠팡 부사장도 정치권과 연관이 깊다. 김 전 부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7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 뉴미디어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청와대 근무 시절 기무사 보안청 등에 정부를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온라인에 올리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비투엔은 심재철 법무법인 제이케이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심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2022년 5월 한직으로 꼽히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결국 2023년 7월 검찰을 떠났다.

 

이처럼 정치권과 밀접한 인사를 대거 영입한 ​비투엔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혹시 모를 정치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비투엔에 연락을 취했지만 비투엔 관계자는 “현재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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