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먹는 약에 붙이는 패치까지 '한국산 비만약' 개발 어디까지 왔나

GLP-1 주사 제형, 한미약품 임상 3상…디앤디파마텍은 파이프라인 '6개' 보유

2025.01.31(Fri) 17:58:20

[비즈한국] 일라이릴리의 ‘위고비’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으며 비만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제약업계는 경구용 및 패치 제형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사제에 대한 투여 거부감과 냉장보관 등의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국내 제약사들도 경구용 및 패치 제형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약업계가 경구용 및 패치 제형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개발 속도는 ‘한미약품’, 파이프라인 개수는 ‘디앤디파마텍’

 

국내 제약사 중 진행이 가장 빠른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이 비만치료제 주력 제품으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국내 임상 3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의 위장관계 이상 반응 등을 개선한 주사 제형으로, 주 1회 또는 월 1회로 투여 횟수도 줄였다. 한미약품은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미약품은 2023년 총 5종으로 구성된 ‘비만 전주기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발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 근 손실을 최소화한 삼중작용제(GLP-1/GIP/GCG) HM15275,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타깃으로 해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이 동시에 가능한 HM17321 등이 주사 제형으로 하반기에 각각 임상 2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파이프라인 개수에서는 디앤디파마텍이 선두를 달린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4개, 주사제 2개로 총 6개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다. 경구용의 경우 모두 미국 기업 멧세라와 공동개발 중이다. 파이프라인 가운데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DD02S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지난해 11월 북미 임상 1상을 개시해 올해 상반기 연구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 외 경구용 세 가지는 모두 전임상 단계다. 

 

주사 제형 두 가지는 자체 장기 지속형 페길화(PEGylation) 기술이 적용됐다. 디앤디파마텍의 페길화 기술은 간격자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수용체와의 결합이 용이하며 반감기를 늘린다. 월 1~2회를 투여 횟수로 하는 GLP-1 계열 NLY12는 현재 임상시험 계획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다. 삼중작용제(GLP-1/GIP/GCG) DD15는 전임상 단계에 있다. 

 

#제형 가장 다양한 곳은 ‘대웅제약’

 

제형을 가장 다양하게 개발 중인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경구용 2개, 패치형 1개, 주사제 1개를 만들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에 식욕억제제 물질 더한 복합제 DWP306001은 국내 임상 1상을 마쳤다. 지난해 11월에는 GLP-1/GIP 수용체 이중 작용제 신약 물질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해당 신약은 저분자 기반이라는 점에서 생산이 용이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로 가로세로 각 2cm의 초소형이다. 사진=대웅테라퓨틱스

 

계열사인 대웅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GLP-1 유사체를 탑재한 4cm²의 초소형 패치로, 팔이나 복부 등에 주 1회 부착하면 된다. 신경세포를 건들지 않아 통증이 없고, 미세혈관을 통해 약물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주사제와 달리 유통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도 필요없다. 지난해 11월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했고,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티온랩 테라퓨틱스, 대한뉴팜, 다림바이오텍과 4주 지속형 주사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기반으로 하며, 티온랩 테라퓨틱스의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인 마이크로스피어를 활용해 투여 주기를 월 1회로 줄였다. 이번 연도 안에 국내 임상 1상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주사제’, ‘경구용’, ‘마이크로니들’ 등 제형 가리지 않고 개발 활발

 

이 밖에 주사 제형을 개발 중인 곳으로는 동아에스티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HK이노엔, 유한양행 등이 있다. 모두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다. 뉴로보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 DA-1726은 에너지 소비 증가를 통해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상반기에 글로벌 임상 1상이 종료를 앞두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IN-B00009(성분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유한양행은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두 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식욕을 억제하는 GDF15 유사체 기전인 YH34160은 현재 전임상 단계다. 

 

경구용과 마이크로니들 제형은 DXVX,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 대원제약 등이 만들고 있다. DXVX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바이오텍 쇼케이스 2025’에서 다른 약물과 비교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과정에서 우수하다는 비임상 동물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유노비아는 GLP-1 계열 약물인 ID110521156에 대한 임상 1상 후속임상을 진행하며 올해 4월 종료 예정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임상 2a상을 종료한 경구용 제제 DW-4222를 라파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한 DW-1022를 보유하고 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핫클릭]

· '부동산 양극화 심화' 50억 이상 초고가 아파트 매매 1.6배 늘었다
· '독재 비난과 수익 사이' 미얀마 군부와 얽힌 포스코의 딜레마
· [단독] 이의범 SG그룹 회장 아내, 계열사 골프장 인근 부지 '차명' 보유 의혹
· '빅파마들 빅딜 소식에 후끈' 세계 최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이모저모
· 제약업계 2, 3세 시대 돌입…상속세 마련에 업계 판도 '흔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