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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비난과 수익 사이' 미얀마 군부와 얽힌 포스코의 딜레마

군부 핵심 자금줄 꼽히는 기업들과 사업 "배당 중단, 지분 인수 추진…현실적으로 완전 청산 어려워"

2025.01.31(Fri) 10:05:10

[비즈한국] 미얀마 군부는 2021년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고문을 구금하는 등 정치적 반대 세력을 억압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지금도 여전히 폭력으로 대중을 억누르고 있다. 이런 미얀마 군부와 관련된 기업이 한국 포스코그룹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포스코그룹은 2021년 군부 관련 기업과의 관계 청산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관계는 완전히 청산되지 않았다.

 

서울시 강남구 포스코센터. 사진=비즈한국DB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 사업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서 가스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업스트림(Upstream), 오프쇼어 미드스트림(Offshore Midstream), 온쇼어 미드스트림(Onshore Midstream) 등으로 나뉜다. 업스트림은 저압가스 압축플랫폼, 해저생산설비, 파이프라인 등을 담당한다. 오프쇼어 미드스트림은 해상 파이프라인, 온쇼어 미드스트림은 육상 파이프라인 사업을 각각 맡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업스트림과 오프쇼어 미드스트림 사업 지분 51%, 온쇼어 미드스트림 사업 지분 25%를 갖고 있다. 그런데 미얀마국영석유회사(MOGE)는 업스트림과 오프쇼어 미드스트림 사업 지분 15%, 온쇼어 미드스트림 사업 지분 7.4%를 보유 중이다.

 

MOGE는 미얀마 군부의 핵심 자금줄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23년 10월 미국인이 MOGE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당시 “MOGE에 대한 제재 조치는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 국민에게 잔혹 행위를 가할 무기 구입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MOGE는 매년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미얀마 군부의 단일 ​최대 ​해외 수익원”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1년 5월 MOGE에 배당 중단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즈한국 취재 결과 MOGE는 여전히 포스코인터내셔널 가스전 사업으로부터 배당을 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업스트림과 오프쇼어 미드스트림 사업은) 발생하는 수익이 지분율대로 배분되는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됐다”며 “(온쇼어 미드스트림 사업은)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이 지분 50.9%를 가진 최대주주다. CNPC에 MOGE에 대한 배당 유보를 제안했지만 아직 이에 대한 회신이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봄혁명지지자모임 관계자들이 2021년 6월 서울시 용산구 주한미얀마대사관 인근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포스코스틸리온은 강판 생산

 

포스코스틸리온(옛 포스코강판)도 미얀마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2013년 미얀마에 현지 법인 미얀마포스코C&C를 설립했다. 미얀마포스코C&C는 매년 컬러강판 5만 톤(t), 도금강판 2만 t을 생산 중이다. 미얀마포스코C&C는 지난해 1~3분기 매출 243억 원, 순이익 12억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미얀마포스코C&C 지분 70%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 30%는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가 갖고 있다. MEHL은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기업으로 군부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부기구 ‘미얀마에정의를(Justice for Myanmar)’은 2021년 3월 “MEHL은 군부에 의해 설립됐고, 군부에 의해 운영된다”며 “포스코스틸리온이 MEHL과 사업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군부의 인권 침해를 인정한다는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포스코스틸리온은 2021년 4월 MEHL과 합작 관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스틸리온은 당시 “MEHL 관련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MEHL과의 합작관계를 종료하고자 한다”며 “진행되는 사안들은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3년 10개월이 지난 현재도 MEHL은 미얀마포스코C&C지분 30%를 보유 중이다. 포스코스틸리온이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나 순조롭진 않다. 포스코스틸리온 관계자는 “(MEHL이 소유한 지분 인수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논란이 된 이후 MEHL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EHL이 지분 매각에 비협조적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이 아무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은 MOGE나 MEHL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그룹이 미얀마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생각하면 사업을 전면 철수하기도 어렵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3분기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통해 매출 1644억 원, 영업이익 1080억 원을 거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3분기 전체 영업이익 3572억 원 중 약 30%가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김응관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평가하면서 “미얀마 가스전은 장기공급계약 구조와 원활한 생산량을 토대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 기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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