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견그룹 SG그룹 창업주 이의범 회장 아내에게 농지법 위반 및 차명 부동산 취득 의혹이 제기됐다. 골프장 운영 계열사 SGK를 경영하는 이 회장의 아내 박선희 대표가 지난 2022년 골프장 인근 농지를 취득하면서 관할 관청에 영농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실제로는 농사를 짓지 않는 것. 법인이 살 수 없는 농지를 박 대표가 개인 명의로 대신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SG그룹은 이의범 회장이 1991년 창업한 생활정보지 ‘가로수’가 모태다. 가로수닷컴이 코스닥에 상장하고 세계물산, 신성건설 등을 인수 합병하면서 규모를 키워 현재 계열사 20여 개를 거느린 매출 1조 원 이상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SG그룹은 충남 아산시 영인면에 ‘SG아름다운골프앤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2009년 10월 개장한 이 골프장은 대지 56만 평, 전장 9939m에 27홀 규모로 설계됐으며, SG그룹 계열사 SGK(옛 SGM)가 운영하고 있다. SGK는 1999년에 설립된 부동산관리업체로, 이 회장의 아내 박선희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의범 회장이 지분 34%(15만 2117주)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나머지 지분은 세 자녀(청아·승현·재원)가 22%씩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박선희 대표가 과거 골프장 인근 농지를 불법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비즈한국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22년 1월 골프장 진입로 인근의 신현리 25X번지(답, 4559㎡)를 2억 3400만 원, 신현리 25X(전, 714㎡)를 2121만 원에 매입했다. 농지법에 따르면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영농계획서를 관할관청에 제출해야만 농지를 취득할 수 있으며, 법인은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땅 외에는 농지를 취득할 수 없다.
농지 취득 당시 박 대표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이며, 아직도 이곳에 살고 있다. 직접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샀다기엔 집과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 포털사이트 위성지도를 살펴봐도 농사를 짓는 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답 1필지는 평탄화 작업이 진행돼 골프장의 창고 부지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전 1필지에는 전부터 우거진 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표가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농지를 법인 명의로 취득할 수 없어 개인 명의로 대신 취득하면서 영농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현재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불법이 횡행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국내에 골프장 여러 곳을 운영하는 대기업 관계자는 “법인 명의로는 농지를 매입할 수 없어 오너나 임원의 개인 명의를 빌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저지르는 불법”이라고 비즈한국에 털어놓은 바 있다.
비즈한국은 SG그룹의 입장을 듣고자 SG아름다운골프앤리조트에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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