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보다 진보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만든다

[비즈한국] 북한이 지난 7일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군의 ‘극초음속 미사일’ 등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과 같은 활공체형보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진보한 스크램제트 엔진을 활용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형도 개발 중이며, 핵심과제는 현대로템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 7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통상 대기권 내에서 마하 5(시속 6120km) 이상 속도로 비행하면서 변칙 궤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뜻한다. 궤도를 일정하게 그리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추적·요격이 어렵다. 또한 대기권 밖을 통과해 재돌입하는 게 아니라 대기권 내 낮은 고도로만 비행하면 탐지 자체가 어려워 방어 시스템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

군사 선진국들은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가 실전 배치한 미사일은 킨잘과 지르콘, 아방가르드 등 세 가지나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전장에서 활용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중국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강국이다. 실천 배치된 둥펑-17은 속도 마하 5에 사거리가 최대 2500km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도 장거리극초음속무기(LRHW), AGM-183 공중발사 신속 대응 무기(ARRW)를 개발했다.

남북한 간에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9월 화성-8형으로 이름 붙은 가오리형, 기동탄두(MARV)와 비슷한 원뿔형 등 두 종류를 개발 중인데 모두 극초음속 활공체형이다. 지난해 1월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원뿔형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이후 여러 차례 추가 시험 발사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 군 역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ADD가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체 ‘하이코어’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단암시스템즈, KAIST 등이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개발에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은 현대로템이다. 현대로템은 마하 10 이상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유도탄 개발에 필요한 초고온 세라믹 복합재 리딩엣지, 초고온 내열코팅, 경량구조 연소관, 냉각외피 및 성능시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시험발사한 활공체형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진보한 스크램제트 엔진을 활용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형 핵심기술도 현대로템이 개발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14일 ‘2024 국방핵심기술 기획·성과 컨퍼런스’에서 KF-21 전투기에 통합되는 극초음속 유도탄 핵심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현대로템이 핵심과제를 맡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사거리 1000km 이상, 탄두중량은 300kg 이상이다. 고도 30km에서 최대 마하 5로 약 500km를 순항 비행하고 사거리 연장을 위해 약 300km를 극초음속으로 활공하며 연료 사용량을 절감한다.

기존에 개발 중인 하이코어와의 차이점도 있다. 하이코어는 탐색기와 탄두가 통합되지 않아 전체 비행시간은 1분, 스크램제트 엔진의 작동시간은 5초 수준으로 단시간 작동을 전제로 했다. 이에 별도의 냉각 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열교환장치, 재생냉각 기술을 적용해 고도 환경에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한 프로젝트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실제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한 인재 채용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향후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