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한제강이 유한책임회사 로터스원(로터스원) 지분 6.25%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제강은 오거돈 전 부산광역시장(77)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최대주주는 오 전 시장의 조카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50)이다. 오 전 시장도 과거 대한제강 주요 주주였다가 이해 충돌 논란이 불거지자 2019년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현재 오치훈 사장이 보유한 대한제강 지분은 22.49%다. 오치훈 사장 일가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대한제강 지분까지 합치면 총 47.54%다.
로터스원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0.62%의 대산앤컴퍼니다. 대산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지분 48.95%를 가진 이희상 전 동아원그룹 회장이다. 대산앤컴퍼니의 나머지 지분 51.05%도 이 전 회장의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로터스원을 지배하는 셈이다. 이 전 회장은 고 전두환 씨의 사돈으로 유명하다. 이 전 회장의 장녀 이윤혜 씨가 전두환 씨의 삼남 전재만 씨 아내다.
오거돈 전 시장은 한때 더불어민주당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다. 오 전 시장은 역대 부산광역시장 중 유일한 민주당계 인사다. 부산 지역에 그를 중심으로 한 계파도 있었다. 그런 오 전 시장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가 정치적으로 반대 성향을 보이는 전두환 씨 사돈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다만 오 전 시장은 2020년 성추행 혐의를 받으며 부산광역시장에서 사퇴했다. 이후 2021년 징역 3년이 선고됐고 그의 정치생명도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 성향은 차치하고라도 대한제강의 로터스원 지분 인수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한제강은 분기보고서에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터스원은 자체적으로 영위하는 사업이 없다. 사업을 영위하지 않으니 매출도 발생하지 않는다. 로터스원의 2023년 매출은 0원이었다. 기업가치 상승이나 배당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로터스원은 미국 와인 업체 ‘코도(KODO, Inc.)’ 지분 30.3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여기에 이희상 전 회장의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포함하면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도는 과거 미국에 자회사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s)’를 설립한 바 있다.
이 다나 에스테이트 경영에 전재만 씨가 관여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는 2023년 소셜미디어(SNS)에서 “(전재만 씨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와이너리는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 분야다. 검은 돈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전우원 씨가 지목한 와이너리가 바로 다나 에스테이트다. 다만 코도가 현재도 다나 에스테이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터스원이 코도로부터 배당을 받는 것은 아니다. 로터스원은 코도 외에는 법인을 소유하지 않았다. 로터스원은 이희상 전 회장이 코도를 소유하기 위한 법인일 뿐, 자체적인 사업은커녕 배당이나 금융 수익조차 전혀 없다.
대한제강의 영업이익은 2023년 1~3분기 1030억 원에서 2024년 1~3분기 270억 원으로 73.76%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굳이 10억 원을 들여 매출도 없는 로터스원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대한제강이 인수한 로터스원 지분 6.25%로는 경영권을 노리기도 어렵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대한제강에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메일을 통한 질의에도 답을 받지 못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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