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12·3 비상계엄 이후 국정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무력 충돌 없이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이후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윤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력 행위를 벌이면서 정치권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헌정 사상 최초’, ‘민주화 이후 전례 없는 일’ 등의 뉴스가 속출하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이 길어지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대에서 고착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으니,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도 우리에게는 리스크다.
다만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완화되고 있어, 저평가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투자의 핵심이었다. 외국인은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세를 이어 왔다. 그러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국내 증권시장(주식+채권)에서 6조 원을 팔아치웠으며,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 9770억 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20일까지 4638억 원을 순매수했다.
김준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액티브 자금 유입으로 코스피는 하락 추세를 돌파한 뒤 60일 이동평균선 위에 안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 매도 압력 감소로 인해 시장이 안정화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또 “저평가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 압력의 감소는 외국인의 저가 매수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는 단기 변동에 의한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기금도 코스피 순매수에 가세하고 있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2468억 원을 사들였다.
종목별로는 외국인이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네이버 등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으며, 연기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SK이노베이션 등을 사들였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포지수(VKOSPI)는 단기 고점이 낮아지는 가운데 이전 저점대를 이탈하려는 모습이 나타나 변동성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서는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로 연일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 연구원은 “지난 17일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 소식에 힘입어 상승 폭을 확대했는데, 기술적으로는 10월 고점대 돌파가 확인된 모습으로 최근 상승으로 작년 고점대인 25만 원까지 상승 가능성이 열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코스피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저가 매수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낮은 국내 주식 비중과 원화 약세 압력이 정점을 통과하면서 연기금 순매수가 지속될 것”이라며 “외국인도 원화가 안정될 경우, 수급 반전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연기금 순매수가 안전판 역할을 해 주고, 외국인 수급 변화가 코스피 등락은 물론, 하락 강도와 반등 탄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된다면 연기금과 외국인 순매수에 따라 코스피도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러 종목들 가운데서도 저평가된 낙폭 과대주 중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 대비로도, 주가 측면에서도 낙폭 과대 업종이 시장 안정성이 높아질 경우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들의 반등 시도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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