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변화는 항상 도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대한민국의 도시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산업화와 도시화의 중심에 있던 지방의 노후계획도시들이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 인천 구월, 광주 상무와 같은 이름은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제는 노후화된 인프라와 변화하는 도시 구조 속에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방 노후계획도시 정비의 필요성을 조망하며, 유력 지역과 단지들을 중심으로 그 가능성과 방향성을 살펴보자.
#지방 노후계획도시 정비의 배경
1980~1990년대 대한민국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시기, 주요 지방 도시는 획기적인 도시 계획 아래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로 탄생했다. 당시에는 선진적인 주거 환경을 제공하며 지역 발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30~40년이 지난 지금, 낡은 기반시설과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새로운 정비가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노후계획도시의 정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부산 해운대, 대구 칠곡, 대전 둔산, 광주 상무와 같은 지역들은 도시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현재는 개선되지 않으면 정체될 위험에 처해 있다.
#지방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유력 지역들
노후계획도시 정비는 단순히 건물의 재건축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더 큰 목표를 지니다. 정비가 유력한 지역들은 대체로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과거 지역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들이다. 아래는 주요 선도지구 유력 지역과 단지들이다.
①부산 해운대구
부산 해운대는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도시로, 지금도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특히, 해운대 신시가지(좌동신시가지) 일대는 고급 주거단지와 상업 시설이 밀집돼 있었지만, 현재 일부 단지들은 노후화로 인해 재건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운대 1·2 신시가지는 교통 접근성과 생활 편의성이 뛰어나며, 부산 시민들에게 여전히 선호되는 지역이다. 이곳은 높은 주민 동의율과 정비사업 추진 의지가 강해 선도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우동과 좌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은 향후 재건축이 완료되면 고급 주거지로 재탄생하며 지역 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②부산 북구 화명지구
부산 북구의 화명은 한때 부산의 대표적 신도시로 자리 잡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정비가 필요해진 지역 중 하나다. 화명 2지구와 금곡 일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비와 쾌적한 환경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주거 시설과 인프라가 낡아가고 있어 정비사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광역교통망과 연계한 도시 재구조화가 이루어진다면, 화명은 부산 서북부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③대구 칠곡과 성서
대구에서는 칠곡과 성서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칠곡은 북부 지역의 주요 생활권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주거지역이다. 특히 칠곡지구를 포함한 구역들은 기존의 안정적인 기반시설 위에 재건축 및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수용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성서는 대구 남서부의 산업단지와 연결된 거점으로, 상업과 주거가 결합된 복합지구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④대전 둔산과 노은지구
대전 둔산은 과거 대전광역시의 상징적 신도시였으나, 최근 주거 단지들의 노후화로 재건축 요구가 높아졌다. 특히 둔산동과 월평동 일대의 대규모 단지들은 대전의 대표 주거지로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 한편 노은은 인근 세종시와의 연계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노은역을 중심으로 한 대단위 주거단지들은 향후 교통망 개선과 함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⑤인천 구월과 연수
인천에서는 구월동과 연수구가 정비사업의 선도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월동은 인천의 대표 상업·주거지역으로, 오래된 아파트와 상업지구를 동시에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가까운 주거단지들은 재건축을 통해 송도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발전하는 송도의 부가가치를 흡수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⑥광주 상무와 하남
광주에서는 상무지구와 하남지구도 정비사업의 핵심 지역으로 언급되고 있다. 상무지구는 광주의 행정 중심지로, 오래된 주거단지들이 많아 재건축 수요가 높다. 하남지구는 광주 북부 지역의 주요 주거지로, 교통 접근성과 넓은 주거 환경을 갖추고 있어 정비사업의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⑦고양 화정지구
고양시 덕양구 화정지구는 수도권 북부의 대표적 신도시로, 뛰어난 교통망과 편리한 생활 인프라가 있다.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노후화되면서 정비사업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화정역 인근 단지들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서울과의 접근성을 기반으로 인기 주거지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⑧울산 화봉
울산 북구의 화봉은 대규모 공단과 가까운 주거지역으로, 지역 산업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 최근 들어 아파트 단지의 노후화와 주민 편의시설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며, 정비사업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화봉은 울산의 산업 인프라와 연계된 새로운 주거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⑨김해 장유
김해 장유는 경남 지역의 대표적 신도시로, 편리한 교통망과 비교적 낮은 주거비로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단지 노후화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정비사업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장유는 김해와 부산을 잇는 교통 요충지로서, 재정비를 통해 더 큰 도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이들 지방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후보지들이 성공적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주민 동의 확보다. 재건축과 정비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주민 동의율이다. 주민들의 이해와 협력을 얻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필수적이다.
둘째, 재정 및 법적 지원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과 법적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 특히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셋째, 균형 발전 차원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각 지역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살려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방 노후계획도시의 정비는 단순히 낡은 건물을 새롭게 만드는 차원을 넘어,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중대한 프로젝트다. 부산 해운대와 화명, 대구 칠곡과 성서, 대전 둔산과 노은, 인천 구월과 연수, 광주 상무와 하남, 고양 화정, 울산 화봉, 김해 장유 등은 이러한 변화를 선도할 유력 후보지들이다.
이들 지역의 성공적인 정비는 지역민들에게는 더 나은 삶의 질을, 도시 전체에는 새로운 경쟁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제 이 도시들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도시발전의 주역으로 떠오르기를 기대하며, 변화의 과정을 주목해야 할 때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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