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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주가] 황 회장 말 한마디에 폭락한 양자컴퓨터 투자, 어떻게 봐야할까

시간 필요한 만큼 장기적 비전 바탕으로 접근해야…대형 IT기업에 간접 투자도 방법

2025.01.13(Mon) 14:44:14

[비즈한국] “매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언제 상용화될지에 대해 빠르게 보는 사람은 15년, 늦게 본다면 30년 정도로 볼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CES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양자컴퓨터의 발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20년 정도라면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믿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양자컴퓨터가 유용하게 쓰일 때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젠슨 황의 발언 이후 뉴욕 증시에서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 등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주식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앨런 바라츠 디웨이브 퀀텀 CEO는 젠슨 황의 발언 다음 날 CNBC에 출연해 그의 예측이 “완전히 틀렸다”며 “그가 틀린 이유는 현재 디웨이브가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양자컴퓨터 투자에 관심 있다면 주요 기술적 성과 발표와 시장 신호를 주시하며, AI와 양자컴퓨터의 융합 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단기적 변동성에 휘둘리기보다는 산업의 큰 흐름을 이해하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아이온큐 홈페이지

 

양자컴퓨터는 현재 사용되는 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훨씬 빨라 수십 년 전부터 ‘꿈의 컴퓨터’라고 불려왔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 저장의 최소 단위로 1 또는 0의 값을 갖는 비트(bit)를 사용하지만, 양자컴퓨터는 1과 0 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얽힘’이라는 현상을 이용한다. 큐비트는 양자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다. 이 양자쌍을 멀리 떨어뜨려 놓아도 한쪽의 회전 방향을 바꾸면 다른 쪽의 회전 방향도 즉시 바뀐다. 이를 ‘양자 얽힘’이라 부르며, 이 현상을 통해 다양한 정보 처리가 가능해지고, 슈퍼컴퓨터로는 1년이 걸리는 연산을 단 1초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는 달리 비결정적 연산을 수행하기 때문에 암호 해독, 시뮬레이션, 기상 정보 처리, 패턴 분석 등에 유용하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출현 이후 지구상의 모든 비트코인을 해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상화폐의 대항마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10일 양자 칩 윌로우를 발표했다. 현재 슈퍼컴퓨터가 10에 25승 년에 걸쳐 풀 문제를 5분 만에 풀어내자, 양자컴퓨터 관련 주가가 급등했다. 구글의 윌로우 칩은 그동안 양자 오류 수정 문제로 큐비트 숫자를 늘리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했으며, 이전 세대 칩에 비해 5배 향상된 성능과 안정성을 보였다. 윌로우 칩이 공개된 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급락했다.

 

양자컴퓨터는 인공지능(AI)과 더불어 세상을 변화시킬 차세대 혁신 기술로 주목받아왔다. 미국 정책 당국은 AI와 양자컴퓨터 분야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젠슨 황의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이 급격히 흔들렸다. 특히 미국 대표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인 아이온큐는 30% 이상 급락했고, 영국 자산운용사 레버리지셰어즈의 상장지수상품(ETP) ‘레버리지셰어즈 3X 아이온큐’(Leverage Shares 3x Long IONQ)는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가는 등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상용화된 대표 제품과 서비스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대형 IT 업체들의 실적 발표와 행사에서의 발언 등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양자역학에 대해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합의가 끝나지 않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임에도 투자자들은 이미 수용하고 있다”며 “개별 양자 기업들의 연율화 변동성은 90% 수준으로, 고위험으로 알려진 원유나 크립토 투자(50% 수준)보다도 높은 편이다. 따라서 ETF를 활용한 바스켓 투자로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자컴퓨터가 AI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전망에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하지만 양자를 원하는 대로 제어하기가 어려운 만큼, 기술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하다. 따라서 양자컴퓨터 관련 투자는 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술의 진보 속도는 예측보다 빠를 수 있다. 개별 기업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ETF와 같은 바스켓 상품에 투자해 특정 기업의 변동성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래야 고위험·고수익 투자 방식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미 양자컴퓨터 연구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 대형 IT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양자컴퓨터 상용화 외에도 다양한 수익원을 보유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다.

 

투자 시점은 큐비트 수 증가, 오류 수정 기술의 개선 등 주요 기술적 성과가 발표되는 순간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발표는 관련 주식의 가격 변동성을 크게 높이며 단기 투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므로, 가격 하락 시 저가 매수를 통해 장기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는 충분한 연구와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양자컴퓨터와 AI 기술은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AI와 관련된 기업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AI와 양자컴퓨터의 융합 기술은 미래 혁신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 투자는 기술 발전과 시장의 신호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적 변동성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는 산업의 큰 그림을 보고 체계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고 시장에서 구체적인 상용화 사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투자 전략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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