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카카오에 기운 사이, 다음의 '다음'이 안 보인다

검색 제휴·티스토리 광고 정책 '결정적 악수' 이용자 급감 부추겨…검색 대신 종합 콘텐츠 플랫폼 집중 전략

2025.01.10(Fri) 18:01:14

[비즈한국] #올해도 자동차세 1월 연납을 계획한 직장인 강 아무개 씨(32)는 납부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검색창을 켰다. 차를 산 지 3년째 되는 해라 작년과 다른 공제 기준과 납입액도 체크해야 했다. 다음 앱에 ‘자동차세’를 검색하자 위택스(지방세 웹사이트) 링크가 떴다. 정보만 둘러보려던 강 씨는 네이버 앱을 열어 같은 키워드를 입력했다. 차령과 배기량에 따른 세액표가 첫 화면에 나타났다. 하단에는 자동차세 계산기가 함께 제공돼 예상 세액도 계산할 수 있었다. 

 

#30대 직장인 정 아무개 씨는 3월 마카오 여행을 앞두고 숙소를 알아보고 있다. 앞서 잡아둔 호텔이 체크인 시점에 자동 결제되는 조건이었는데 예약내역 상 결제 금액이 마카오 달러로 표기된 터라 정확한 가격 비교를 위해 환율을 검색했다. 다음 포털 검색창에 ‘마카오 달러’를 입력하자 정보성 블로그 글들만 가득했다. 결국 구글을 검색해 제일 먼저 뜬 환율계산기를 이용해 원화 기준 가격을 확인했다.

 

포털 ‘다음’의 검색 등 서비스 품질 관리를 두고 이용자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과 네이버 포털에서 각각 자동차세를 검색한 상단 화면. 사진=독자 제공


포털 서비스 ‘다음’이 위태롭다. 네이버조차 글로벌 검색 엔진의 확장세에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다음의 점유율은 바닥을 기고 있다. 2년 전엔 5% 벽이 깨졌고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에 한때 국내 검색 3위 자리마저 내줬다. 카카오는 지난 2023년부터 포털 다음을 담당하는 사업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 검색·콘텐츠 유통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몇 년 새 다음의 입지와 역할은 더욱 애매해졌다. 검색 품질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남아 있는 이용자마저 붙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형평없는 검색 결과, 다음이 왜 이럴까

 

다음 검색 기능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은 앞의 두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검색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정보가 제대로 도출되지 않는다는 게 주된 한계로 꼽힌다. 플랫폼이 이용자 편의 제고를 위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비교적 제한적이다. 일례로 현대 ‘쏘나타’를 검색하면 네이버와 다음에서 모두 다수의 장기 렌털 광고를 지나 다음으로 자동차 차종과 옵션별 가격대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네이버에서는 페이지 이동 없이 정보를 얻고 모의견적까지 내볼 수 있는 반면, 다음에서는 ‘자세히 보기’ 클릭 후 자동차 정보 제공 서비스 제휴사의 사이트로 연결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자가 신뢰성 높은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전문 제휴사와 연계해 이용자들이 자동차, 부동산, 금융 등의 영역에서 더 전문성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티스토리 로그인 화면. 사진=티스토리 캡처


포털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의 이탈은 한참 전부터 진행 중이다. 검색 노출, 광고 정책 등에서 이점이 없어서다. 개인 블로그 운영의 목적은 운영자마다 다르지만 수익성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다음은 네이버와 다르게 구글 애드(광고)를 달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는데, 지난 2023년 여름 블로그 상하단에 자체 광고를 노출하는 정책으로 변경했다. 서비스 운영사에게도 역시 수익이 중요하다. 서버 운영비를 확보해 안정적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이유였다. 

 

티스토리 등 웹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수익이 반 토막이 났다거나 네이버에 주력하겠다며 떠난 이용자들이 많다. 개인 플랫폼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 추세지만, 티스토리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며 “이미 꺾인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스팸성 블로그, 저품질 게시글이 늘었고 생산자와 서비스의 활기도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2년 17년간 운영한 다음 블로그 서비스를 종료하고 티스토리에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검색’ 경쟁력 내려놓고 ‘콘텐츠’로? 

 

지난해 다음은 처음으로 빙에 포털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2022년 6%대였던 점유율은 1년마다 1~2%포인트(p) 감소하고 있다. 구글과 빙의 합산 점유율이 40%에 육박하는 등 네이버도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다만 감소폭은 1%p 미만이다.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온라인 뉴스 소비와 포털 수요가 늘며 네이버 점유율이 상승한 반면 다음은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달 기준 다음의 점유율은 3%로 네이버 64.7%와 격차가 크다. 티스토리 등 콘텐츠 생산자의 참여율 등은 공개하지 않는 정보다. 

 

경기 분당 카카오 사옥. 사진=박정훈 기자


카카오는 2014년 카카오-다음 합병 당시 ‘다음카카오’라는 사명으로 출발했지만 1년 만에 간판을 지금의 카카오로 바꿔달았다. 플랫폼 중심축이 카카오톡으로 기울었고 사업 전략도 카카오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다음은 포털에 주력하는 네이버와 글로벌 검색 엔진 점유율 90%의 구글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털 다음의 매출도 빠지고 있다. 2022년 4분기 분기 매출이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진 뒤 이듬해 900억 원대선도 무너졌다. 주원인 중 하나는 검색횟수(QC) 하락으로 지목된다. 포털 특성상 광고 매출, 콘텐츠 이용자 유입은 검색과 떼놓고 볼 수 없다. 다음 앱 이용자는 2018년 1070만 명대에서 2023년 720만 명대로 5년간 33%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검색 엔진의 ‘넥스트 스텝’을 두고 주요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다음은 보조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구글은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결과에 대한 링크를 공유하는 ‘AI 오버뷰’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제공하고 있다. 도입 초기인 만큼 환각현상 등 한계도 뚜렷하지만 MS, 오픈AI, 네이버 등 국내외 기업 대부분이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 검색엔진에 몰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의 행보만 보면 검색 시장 트렌드와 차이가 있다. 카카오톡에 집중하고, 포털과 검색 서비스 고도화 부문에서는 뒤처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검색만큼이나 콘텐츠에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검색 점유율 외에 콘텐츠 등 다른 지표들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다음CIC에서 콘텐츠CIC로 조직명을 변경한 데에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페, 브런치, 티스토리뿐만 아니라 뉴스, 다음 채널과 숏폼 등을 별도 탭으로 운영하며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핫클릭]

· '오겜 2' 효과 미미…김홍국 하림 회장 야심작 '더미식' 부진 계속되나
· 미라펙스, 젤잔즈 등 특허만료 약 94개…복제약 경쟁 커질까
· CES 2025, AI 두뇌 활용할 '몸뚱이' 경쟁 본격화
· KAI 기동헬기 '수리온', 중동 수출 '연타석 홈런' 기대감
· 박형준 부산시장 부인 출연재단 미술관 건립에 청광마을 주민 반발하는 까닭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