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카카오맵 이용자의 사생활을 노출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로부터 개인정보 처리 실태 개선 권고를 받았던 카카오가 또다시 스마트폰 앱 접근권한 규정을 어긴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아이폰에서 카카오맵을 사용 시 사진 접근 권한을 ‘전체 접근’으로 설정해야만 사진을 올릴 수 있게 한 것. 이를 두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 ‘스마트폰 앱 접근권한 최소화’ 명시
지난 2017년 스마트폰 앱 제공자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스마트폰 내 정보에 무단 접근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당국은 정보통신망법을 제정했다. 방통위는 관련 안내서를 발표하면서 사업자들에게 스마트폰 앱 접근권한을 ‘최소화’할 것을 명시했다. 스마트폰 앱 접근권한 개인정보보호 안내서에 따르면 앱 서비스 제공자는 스마트폰 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적 접근권한과 필수가 아닌 선택적 접근권한을 구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카카오맵이 그간 IOS(아이폰) 이용자에게는 접근권한을 ‘전체 접근’으로만 설정하도록 운영해온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IOS 이용자는 사진첩 전체 접근을 허용해야만 카카오맵 리뷰 등에 이미지를 올릴 수 있다.
IOS 자체 설정에서는 카카오맵의 사진첩 접근 권한을 ‘제한된 접근’으로 설정할 수 있었지만, 이럴 경우 이미지 업로드 자체가 불가능하다. IOS 시스템은 ‘전체 접근’을 허용할 경우 “사진에 위치, 심도 정보, 캡션 및 오디오와 관련된 데이터가 포함될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보여준다. 이와 달리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은 제한된 접근으로 설정하더라도 이미지를 올릴 수 있다.
#방통위 “시행령 위반 검토 예정”
네이버 지도를 비롯해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 등 다른 지도 앱과 SNS 앱에서는 IOS 이용자도 사진첩 설정을 ‘제한된 접근’으로 해도 사진을 업로드 할 수 있다.
티맵, 구글맵 등은 신기술을 적용해 ‘전체 접근’을 허용하는 옵션 자체를 없앴다. 이미지를 올릴 때 선택한 사진에만 접근하는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별도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 “사용자의 사진 보관함이 이 앱에 나타날 수 있으나, 이 앱은 오직 사용자가 선택한 사진 및 비디오에만 접근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앱 사업자들은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에 따라 최소한의 접근권한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폰 앱 접근권한 개인정보보호 안내서는 앱의 과도한 접근권한 설정으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를 방지하도록 권고한다. 티맵모빌리티는 이에 따라 개인정보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 역시 “관련 법령에 따라 앱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접근권한만 사용자의 동의를 받고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맵은 전체 권한을 ‘전체 접근’으로 설정해야만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방통위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 관계자는 “사업자가 스마트폰앱 접근권한 개인정보보호 안내서를 위반했는지 방통위에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이번 카카오맵 사례는 처음 알게 됐다. 시행령을 위반했는지 검토해보겠다. 카카오에도 구두 설명을 받았으며, 문서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제한된 접근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법 위반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에서는 선택적으로 접근 권한을 설정할 수 있지만, IOS 운영 체제에서는 선택적 접근을 했을 때 이용자들이 원활하게 이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각 모바일 운영 체제에 맞추어 권한을 설정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관련 법령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향후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2년 개인정보위(개보위)로부터 개인정보 처리를 개선하라고 권고 받은 바 있다. 카카오맵 이용자들이 관심 있는 장소 목록 폴더를 추가로 만드는 경우 선택 항목의 기본값을 ‘공개’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카카오는 입장문을 내고 “불편과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 기존에 공개된 모든 폴더를 비공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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