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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주요 기업 CEO 신년사에 숨겨진 투자 성공의 단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경쟁력'과 '고객'…불확실성 대비한 안정적 투자 지향해야

2025.01.07(Tue) 10:18:21

[비즈한국] 항상 12월 31일이 되면 친척과 지인들은 새해 덕담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다. 요즘은 시대가 뒤숭숭해 덕담을 나누는 일도 예전보다 줄어든 느낌이지만, 떠오르는 해를 보며 기도하지 못하더라도 “올해는 이것만큼은 해봐야지”, “건강만 하자” 등의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된다.

 

덕담 나누기만큼 새해에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각 기업이 내놓는 ‘신년사’다. “효율과 혁신을 통해 KB의 체력을 탄탄히 키워 주주·시장·고객·사회에 더 큰 가치를 돌려드리겠다.” 이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올해 신년사다. 이처럼 각 산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최고 수장이 신년사를 발표한다. 레퍼토리는 비슷하다. 작년에는 이러저러한 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올해는 정치 개혁이나 경제 회생에 매진하겠다는 등의 목표를 제시한다.

 

주요 기업 CEO는 새해가 되면 늘 비슷한 레퍼토리의 신년사를 발표한다. 하지만 행간을 자세히 보면 올해 산업 동향 및 투자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사진=생성형 AI

 

겉보기에는 거창해 보이는 신년사이지만, 그 안에는 올해 어떤 부분이 중점이 될 것인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담겨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의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경쟁력’과 ‘고객’이었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투자자라면 위기 속에서 무엇을 다짐하면 좋을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연말연초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는 이미 물 건너갔지만, 트럼프 취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등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또한 올해 신년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키워드 중 하나인 ‘인공지능(AI)’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보는 것도 유용할 전망이다. 현지 시간으로 7일 열릴 예정인 CES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CES의 핵심 키워드는 ‘다이브 인(Dive in)’으로, AI를 통해 문제를 연결하고(Connect), 해결하며(Solve), 새로운 기회를 찾고(Discover), 몰입하자(Dive in)는 의미다. 지난해 CES에서는 AI 시대를 앞둔 기업들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었다면, 올해 CES에서는 실생활 전반에서 활용되는 AI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AI가 메인 테마였지만, 2025년에는 AI, 디지털 헬스, 차량 기술 및 첨단 모빌리티가 메인 테마로 선정되면서 AI의 확장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래 산업 발전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주요 이벤트인 키노트 세션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할 예정이어서, 미래 산업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크 업종 내에서 AI가 여전히 메인 테마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엔비디아 젠슨 황의 키노트 발표로 관련 수혜 업종과 종목들이 재조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테마로 ‘양자 컴퓨터’가 부상하고 있어, 국내외 관련 업체들의 단기 주가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8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4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된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실적 조정 이후 저평가된 종목이나 AI 수혜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고려해볼 시점이라는 조언도 이어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술이 곧 실적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의 업종・섹터・종목에 대한 성장 기대감과 함께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을사년 ‘푸른 뱀의 해’는 ‘새롭게 시작해 빠르게 변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정치 개혁과 기술 진보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정 연휴가 지나 본격적인 을사년이 시작되면 연초의 다짐이 서서히 무뎌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오늘 해야 할 일을 다시금 떠올리며, 뱀과 같은 ‘지혜’를 품는 한 해를 만들어가자.​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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