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박형준 부산시장 부인 조현 씨가 2021년 박 시장 보궐선거 당시 투기 의혹이 불거졌던 부산 기장군 청광리 땅 일부를 자신이 세운 공익재단에 최근 매각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박 시장은 관련 의혹이 불거질 당시 자신과 부인이 보유한 청광리 땅을 미술관 건립에 사용하고, 향후 미술관을 운영하는 공익재단에 기부한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후 박 시장 부인은 실제 일대 부동산 일부를 출연해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미술관 건립에 착수했는데, 투기 의혹이 일었던 부지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은 온전히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비즈한국 취재와 부동산등기부 등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 아내인 조현 전 조현화랑 대표는 지난달 11일 지인 조 아무개 씨와 보유하던 부산 기장군 일광읍 청광리 토지 일부를 청광문화재단에 매각했다. 이번에 거래된 땅은 대지 1필지 지분 전체와 도로 4필지 지분 일부, 임야 2필지 지분 일부 등 총 657.15㎡ 규모다. 매도 금액은 5억 3000만 원으로 8년 전 매입가보다 1억 3400만 원 높다. 앞서 조현 씨는 2016년 12월 조 아무개 씨와 함께 이 땅들을 공동으로 매입했다.
이 일대는 2021년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당시 투기 의혹이 불거졌던 곳이다. 앞서 박 시장 내외와 지인 등은 2015년~2017년 무렵 청광리 일대 부동산을 사들였다. 청광리는 2013년 인근 택지개발사업 예정지인 부산장안지구에서 제외되면서 인접 지역 개발에 따른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다. 박 시장은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당시 일대 신축 건물을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었는데, 일부 언론과 여권은 이를 두고 박 시장 내외가 청광리 일대에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관련 기사 [단독]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부인 토지 재산 축소 신고 의혹).
박형준 부산시장은 당시 청광리 부동산을 미술관 건립에 사용하고 향후 기부할 것이란 취지로 해명했다. 보궐선거기간인 2021년 3월 개인 SNS에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이 미술관은 공익적 목적으로 짓는 것으로 결국은 사회에 기부되는 것이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용도가 아니다. 우리가 가진 재산은 그것이 어느 정도든 모두 공익재단에 넣을 것이다. 물론 땅도 공익재단에 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내 조현 씨도 같은 달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미술관과 공익재단은 재산 출연을 통해 사회 환원을 추구하는 일이지 수익을 좇는 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부인 조현 씨는 실제 청광리 땅을 출연해 공익재단을 세웠다. 조 씨는 2021년 8월 앞선 조 아무개 씨와 함께 보유하던 청광리 대지 3필지(총 1105㎡)와 본인 소유 대지 1필지(562㎡)를 출연해 청광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상설 미술관과 레지던시 운영, 문화예술교육 등 문화복지사업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공익법인이다. 이 재단 공시자료에 따르면 설립 당시 출연된 앞선 부동산 가액은 각각 7억 2692만 원, 4억 6464만 원이었다. 현재 박형준 부산시장 아들인 최 아무개 씨는 이 재단 이사로 재직 중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공익재단 설립과 청광리 부동산 출연 사실을 국정감사 자리에서 밝혔다. 박 시장은 2021년 10월 부산광역시 국정감사 당시 청광리 부동산 관련 의혹을 묻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 부동산 구입은 미술관을 짓기 위한 구입이었고, 최근에 문화재단을 만들어서 공익기부 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당시 출연되지 않은 조 씨 소유 부동산을 언급하며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자, 박 시장은 “그러니까 재단을 지금 만들어서 거기에 기본재산으로 그 땅 일부를 넣었다”고 다시 말했다.
현재 청광리 미술관 건립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앞서 청광문화재단은 지난해 8월 6015㎡ 규모 청광리 땅에 지하 2층~지상 2층(연면적 3194㎡) 규모 문화집회시설(전시장) 1동을 짓는 내용으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지난 11월에는 착공 신고를 마치고 공사에 착수해 현재는 미술관 건축 공사를 위한 기초 토목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준공은 2026년 6월로 예정됐다. 현재 청광리 미술관 부지 소유권은 손바뀜을 거쳐 청광문화재단(2220㎡)과 박 시장 사위로 알려진 이 아무개 씨, 박 시장 아들인 최 아무개 씨가 대표로 있는 A 사, 코스닥 상장사인 B 사 등이 나눠 갖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 측은 이에 대해 "이미 재단에 총 5필지 중 4필지를 기부했으나, 남은 1필지에 은행빚 5억 2천여만 원이 있어 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단 측에서 기부를 받기 위해 은행 빚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매입한 것이다. 그간의 진행과정을 봐도 기부 절차가 진행중에 있으므로 기부 약속이 온전히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8년 전 매입가보다 매각가가 높은 것은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매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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