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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주7일 배송' 시작…쿠팡에 다시 역전할 수 있을까

배송기사 자율적으로 참여 "휴일 인센티브 기대 이하, 두 달 정도 지켜봐야"

2025.01.02(Thu) 16:02:34

[비즈한국]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 대리점연합회와 주7일 배송과 관련된 잠정 협의안을 체결함에 따라 금주부터 주7일 배송에 나선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사업을 시작한 1993년 이후 줄곧 유지해온 주6일 배송 시스템을 31년 만에 바꾸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CJ대한통운과 쿠팡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CJ대한통운이 1월 5일부터 주7일 배송을 시작한다. 사진=CJ대한통운 홈페이지


#기사 자율 참여·휴일 추가 수수료 지급…3월에 최종 확정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시작한다. 일요일, 공휴일에도 배송을 정상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새해 첫 일요일인 5일부터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이 시작되는 셈이다. 단, 배송밀집도가 낮은 읍·면 지역은 주7일 배송 구역에서 제외된다. CJ대한통운 측은 향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물량이 증가할 경우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회와 10회에 걸친 장기 교섭 끝에 지난해 12월 26일 주7일 배송 관련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후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택배노조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했고, 94.3% 찬성으로 최종 가결됨에 따라 주7일 배송인 ‘매일오네’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 도입 계획을 밝힌 것은 지난해 8월이다. 2025년부터 주7일 배송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고, 2024년 10월 중에는 대략적인 운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택배노조, 대리점연합회와의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구체적 협의안 및 운영방안 확정은 미뤄졌다.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 대리점연합은 그간 주7일 배송에 관한 기사 자율 참여 및 추가 수수료 문제를 두고 논의를 이어왔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주7일 배송을 하게 되면 순환근무제가 도입돼야 하고 대리점은 근무조를 편성하게 된다. 이때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주7일 배송에 참여하고, 이에 대한 불이익 처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협약을 진행했다”며 “휴일 배송 및 타 구역 배송 시 추가 수수료 문제도 논의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사진=이종현 기자

 

기본협약 잠정안에 따르면, 배송기사들은 주7일 배송에 자율적 참여가 보장된다. 휴일, 휴무일 배송과 타 구역 배송을 하지 못한 것을 사유로 계약갱신의 거절이나 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했다. 또한 배송기사들의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됨에 따라 CJ대한통운은 근무 인력 부족을 대비해 추가 인력 지원 등을 약속했다. 휴일 배송 건에 관해서는 배송기사에게 25%의 추가 수수료가 부과된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기본협약 잠정안에 따라 두 달 정도 시행해본 뒤 대체 인력이 어느 수준까지 필요한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이후 내년 3월 최종 단체협약을 완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주7일 배송 시행을 앞두고 CJ대한통운 대리점도 분주한 상황이다. 한 택배기사는 “대리점마다 운영 방식이 다르다. 일요일 물량이 어느 정도일지 아직 예상이 안 되기 때문에 전원 출근하기로 한 곳도 있고, 2~3인이 한 조로 움직이며 일단 물량을 보고 순환조를 편성한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주7일 배송에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기로 한 만큼, 휴무일 배송 인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새로 바뀌는 배송 시스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추가 수수료를 많이 줘서 기사들이 인센티브가 있다면 휴일 근무를 많이 하게 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인센티브가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게 아쉽다”며 “휴일 근무 시 1.25배 인센티브가 발생하고, 타 구역 배송은 급지별로 차등을 둬 최대 1.25배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생각보다 추가 수수료가 낮은 편이라 기사들의 참여율이 높을까 싶다. 두 달 정도는 참여도가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요일, 월요일 물량이 많지 않다. 향후 물량 확대에 따라 추가 인력 충원 등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도입함에 따라 쿠팡의 주말 물량 일부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최준필 기자

 

#네이버 협업 결과는 아쉬움, 신세계와 시너지 낼까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시행함에 따라 올해 쿠팡과의 점유율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2023년까지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1위 자리를 지켰고, 쿠팡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CJ대한통운과 쿠팡의 시장 점유율이 역전됐을 것으로 본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2024년 2분기 기준 CJ대한통운과 쿠팡의 시장 점유율을 각각 28.3%, 36.3%로 추정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7일 배송을 시작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은 주말에 상품을 받기 위해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았던 만큼, CJ대한통운이 쿠팡의 주말 배송 물량의 일부를 뺏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쿠팡 견제를 위해 네이버와 손잡고 이커머스 물량 확대에 나선 바 있다. 2022년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당일 혹은 익일에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도착보장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가 쿠팡을 견제할 만큼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에 입점한 셀러가 많지 않다. 셀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도착보장 서비스의 물류비가 상당히 비싼 편이라고 하더라”며 “도착보장 서비스가 출시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네이버나 CJ대한통운이 셀러에게 물류비를 지원하는 등의 투자를 하며 볼륨을 키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전했다.

 

쿠팡 견제를 위해 CJ대한통운은 신세계와도 동맹을 맺었다. 지난해 5월 신세계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마켓, SSG닷컴 등의 택배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알리바바그룹과 신세계가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CJ대한통운이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알리바바와 G마켓이 시너지를 창출해 물량이 늘어나게 되면 이들의 택배 물량을 처리하는 CJ대한통운의 거래량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었다.

 

다만 업계에선 알리와 G마켓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종우 교수는 “시너지를 위해서는 플랫폼을 통합해 알리의 방문자 유입량을 G마켓으로 연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합작법인 설립 후에도 플랫폼을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인 만큼 현재의 시스템 안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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