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업계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시공 능력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해 도시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39%가량 상승했다. 수익성이 담보된 정비사업장을 선별 수주하되, 불필요한 출혈 경쟁을 피하고 위험은 분담하는 방식으로 수주 물량을 늘린 모습이다.
#DL이앤씨 빼곤 모두 수주고 상승, 현대건설 6년 연속 1위
비즈한국이 각 사 정비사업 실적 자료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은 총 27조 87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조 8295억 원(39%) 증가했다. DL이앤씨(-49%)를 제외한 HDC현대산업개발(643%), 롯데건설(278%), GS건설(96%), 대우건설(77%), 삼성물산(74%), 현대건설(31%), 현대엔지니어링(24%), SK에코플랜트(13%), 포스코이앤씨(3%) 수주 실적이 일제히 상승했다.
현대건설은 올해까지 6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3월 경기 성남시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6782억 원)을 시작으로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1조 2830억 원)까지 총 9건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누적 수주액은 6조 613억 원으로 2위 포스코이앤씨를 1조 3422억 원이나 앞섰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누적 수주액 4조 6122억 원을 기록하며 2위 포스코이앤씨(4조 5988억 원)를 가까스로 넘어섰다.
나머지 건설사별 정비사업 누적 수주금액은 포스코이앤씨 4조 7191억 원(10곳), 삼성물산 3조 6398억 원(7곳), GS건설 3조 1097억 원(6곳), 대우건설 2조 9823억 원(7곳), 롯데건설 1조 9571억 원(5곳), 현대엔지니어링 1조 5794억 원(5곳), HDC현대산업개발 1조 3332억 원(4곳), SK에코플랜트 1조 3073억 원(7곳), DL이앤씨 1조 1809억 원(3곳) 순이다.
#‘수의계약, 컨소시엄’ 경쟁 피하고 위험은 분담
올해 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 물량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체 수주 사업장 63곳 가운데 50곳(79%)이 수도권이었다. 지역별 정비사업장 수(수주액)는 서울 41곳(17조 569억 원), 부산 7곳(4조 1975억 원), 경기 7곳(3조 6406억 원), 대전 5곳(1조 8301억 원), 인천 2곳(7343억 원), 전북 1곳(4105억 원) 등이다. 특히 강남4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수주 물량이 18곳(7조 8592억 원)으로 29%를 차지했다.
수주한 정비사업의 97%는 수의계약 형태다. 올해 10대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한 정비사업장 63곳 중 61곳은 이들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뽑았다. 시공자 선정 입찰에서 수주 경쟁을 성사시킨 사업장은 현대건설이 3월 따낸 서울 영등포구 한양아파트(7740억 원) 재건축과 DL이앤씨가 8월 수주한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4385억 원) 재건축뿐이다.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은 경쟁을 원칙으로 하지만 입찰이 유찰을 거듭하면 수의계약에 부칠 수 있다.
컨소시엄으로 위험은 줄였다. 올해 10대 건설사가 다른 건설사와 공동으로 수주한 정비사업은 총 14곳(22%, 건설사별 중복 계산). 대부분 개별 건설사가 단독으로 수주한 정비사업에 비해 규모가 큰 재개발사업이었다. 올해 10대 건설사가 단독 수주한 49개 정비사업 규모는 평균 4531억 원 수준이었는데, 컨소시엄으로 수주한 14개 정비사업 규모는 평균 7616억 원에 달했다. 규모가 큰 재개발사업 위험 부담을 대형 건설사들이 나눠서 진 셈이다.
올해 10대 건설사가 공동으로 수급한 정비사업장은 서울 송파구 거여새마을구역(삼성-GS, 7250억 원), 서울 영등포구 신길2구역(삼성-GS, 1조 1072억 원), 인천 부평구 부개5구역(현대-SK, 7342억 원),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현대-대우, 1조 3086억 원), 서울 강서구 방화3구역(현대-현엔, 6920억 원),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7구역(현대- 한화, 6138억 원), 대전 동구 가양동1구역(SK-현산 5145억 원), 대전 서구 도마변동6-1구역 재개발(SK-호반 3977억 원) 등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기 불황으로 건설업계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기본적으로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 수요와 사업 수익성이 담보되는 수도권 정비사업을 선별 수주했다”며 “수주 경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늘리기보다는 위험 부담을 낮추면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모색한 한 해”라고 평가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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