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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냐 두산이냐' 항공엔진 국산화, 주도권 가져갈 기업은 어디

2030년까지 1만 5000파운드 급 항공엔진 로드맵 추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 등 출사표

2024.12.26(Thu) 16:29:02

[비즈한국] 전 세계적으로 전투기에 탑재할 엔진 공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우리 방산업계가 항공엔진 국산화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 등 엔진 기술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방위사업청의 첨단 항공엔진 관련 로드맵 발표에 발맞춰 항공엔진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 군수·민수용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엔진 공급망 우려 해소와 엔진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용 엔진. 사진=전현건 기자

 

방사청에 따르면 내년 수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항공엔진 로드맵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업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기술 수준, 과제 방향, 미확보 기술 확보 방안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개발 계획을 아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사청은 2030년까지 1만 5000파운드(lbf)급 출력의 항공엔진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6년 양산에 돌입할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F414-400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출력은 비슷하더라도 연료 소모율이 10∼15% 향상된 엔진을 만드는 것이 목표로 전해졌다. 아울러 방사청은 1만 lbf급 무인기용 엔진 개발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선진국에서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 개념의 구현을 국내 기술로 달성하기 위함이다. 

 

항공엔진 로드맵 발표 이후 항공엔진 개발 사업에 대한 사업타당성조사가 시작되고 이를 통과하면 향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의결을 통한 사업 승인 및 예산 반영 등 절차가 차례로 진행될 계획이다. 방사청은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하는 방안과 함께 해외 선도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모든 유·무인기에 들어가는 엔진은 외국산이다. 한국이 개발한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과 경전투기 FA-50조차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F404 엔진을 쓴다. T-50 이전에 개발된 KT-1은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의 PT6A-62 터보프롭 엔진을 썼다. KF-21도 GE의 F414-400 엔진을 쓴다. KF-21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GE로부터 면허 생산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한국이 개발한 엔진은 아니다.

 

GE 등 항공 엔진 제조사는 최근 엔진 납품을 미루는 등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다. 올 가을 인도 공군 전투기 엔진 납품을 2년 이상 미루고 한국에 납품하는 항공엔진 또한 늦어지고 있다. 

 

향후 항공엔진의 체계종합을 어떤 기업이 맡을지 주목된다. 체계종합업체는 시스템의 설계, 개발, 생산, 시험, 통합 등 모든 과정을 주도적으로 관리한다. 국방부, 방사청 등 발주처와도 직접 소통하며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 등 엔진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1만 5000lbf급 국산 항공 엔진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도미사일 엔진, 항공기 보조동력장치, F414 엔진 등 1만 개 이상의 엔진을 만든 노하우로 자체 개발에 나선다. 한화에어로는 첨단엔진 독자 개발에 필요한 약 64종의 소재 중 17종을 개발하며 소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다. 항공기 엔진과 기술 기반 및 작동 원리가 유사한 가스터빈 경험을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항공기 엔진 제작과 각종 엔진/추진체 보조기기류 부분품 제작, 정비, 판매 및 서비스업’을 정관에 추가하며 항공엔진 사업을 본격화했다. 또한 12월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1만 5000lbf급 유‧무인기용 엔진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공중 전력의 우위 확보’와 ‘엔진의 파생력’ 측면에서 국산 항공기 엔진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전투기에 장착할 엔진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군용 엔진은 민간 항공기용 엔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GE가 개발한 F101에서 파생된 민항기용 엔진이 CFM56 엔진이다. GE와 프랑스 사프랑의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이 개발한 터보팬 제트엔진으로, B737, A320 항공기와 군용 수송기 등에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군수용 항공엔진뿐만 아니라 민항기 엔진의 납기가 대부분 연기되고 있다. 원자재 수급이 불안정, 부품 공급 지연 등 글로벌 공급망이 날이 갈수록 차질을 빚고 있다. 국산화가 성공한다면 다양한 엔진 기업들이 생기면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어 시급히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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