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방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올해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 사업 완료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복합임무형 다족형 로봇 플랫폼 과제가 끝날 예정으로 군도 본격적으로 AI 로봇을 활용할 전망이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점차 현실화되는 미래 전장 시대에 대비해 무인 로봇 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올해 8월 대(對)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의 개발이 완료돼 육군에 시범 배치됐다. 2022년 8월 시작된 이번 신속시범사업은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이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육군의 지원 아래 현대로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기업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로봇은 시속 4km 이상의 속도로 사족보행 이동하며 20cm 이상의 계단 등 수직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주·야간 카메라 및 원격사격 권총 등 다양한 장비의 탈부착이 가능해 감시정찰 기능과 전투임무도 수행한다. 군은 6개월간 로봇을 육군 특전사와 전방 1개 사단에 배치해 성능 검증 및 군사적 활용성을 확인하고 군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내년 12월에는 복합임무형 다족형 로봇 플랫폼 기술도 개발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과 관리하고 현대로템 등이 참여해 진행되고 있다. 이 로봇은 원격보행, 원격주행, 자율주행, 견인주행 등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기동무기체계의 원격 무인화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로템에서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돼 개발하는 K1전차 원격 무인화 적용 기술은 실시간 사격제어 기술을 적용한 운용자 보조 시스템을 개발해 원격 조작을 가능하게 하고 안전사고 위험을 감소시킨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7월부터 K1 전차를 육군으로부터 대여해 체계통합을 수행하고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K1계열 전차에 확보된 기술을 적용해 무인화하는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하태준 현대로템 책임연구원은 “K1 전차를 완전 무인화로 개발하기엔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우선 원격 조종 방식으로 전환해서 개발했다”고 말했다.
LIG넥스원도 미래 무인 전장 시대에 대비하며 드론·로봇 등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7월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인수 완료를 통해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이미 미국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에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미래 전투와 안보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국방 선진국들은 AI와 국방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국방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 DARPA)을 통해 AI, 로봇 공학, 자율주행 등의 연구를 선도해왔다. 실리콘밸리 AI 빅테크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미 육군은 지상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한 무인 공격 차량, 폭발물 제거나 방어 시설 건설을 위한 로봇 공병 등을 개발하는 '국방 로봇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다르파와 유사한 인민해방군(PLA) 연구기관인 군사과학원(AMS)을 통해 군사용 AI 모델 ‘챗비트(ChatBIT)’를 개발했다. 이스라엘은 ‘라벤더 프로그램’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AI 시스템으로 공격 대상 표적을 식별하고, 위험한 전투 임무엔 무인 로봇을 적극 배치하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중국에 비해 빅테크 기업도 상대적으로 적고, 군의 움직임도 느린 편이다. 전문가들은 국방 로봇을 시급히 개발하고 군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도완 국방대 국방AI·로봇학과 교수는 “전쟁의 목적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고, 수단의 측면에서는 과학화·무인화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 핵을 가진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를 나누듯이 미래 전장에선 국방 로봇을 가진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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