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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아니면 재무통" 비상시국 건설사 경영진 물갈이 가속화

GS건설 이어 대우건설도 회장 사위 김보현 신임대표 취임…빠른 의사결정 통해 위기 극복 노림수

2024.12.18(Wed) 10:52:32

[비즈한국] 시공능력 3위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신임 대표이사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위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선임했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올해 대우건설 영업 실적과 수주잔고가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김 신임 대표는 당면한 건설시장 불확실성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올해 대형 건설사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이후 두 번째다. 

 

대우건설이 신임 대표이사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위인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선임했다. 서울 중구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대우건설에 따르면 김보현 신임 대표이사는 17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착수했다. 김 신임 대표는 이날 취임식에서 △안전 최우선 문화와 내실 경영 △​스마트건설과 신사업 진출 △​수평적 조직문화와 협업을 강조하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튼튼한 대우건설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전임 백정완 사장은 같은 날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김보현 신임 대표이사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위다. 정 회장 딸 정향미 씨 배우자로, 정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에겐 매부가 된다. 1966년생인 김 신임 대표는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를 총괄했다. 2022년 중흥그룹 편입 이후에는 대우건설 고문직을 1년간 역임한 뒤 지난해 지난해와 올해 총괄부사장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뛰어든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대우건설 매출액은 연결 기준 7조 85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건설 원가 상승으로 무려 52% 줄어든 2819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사 미래 먹거리로 인식되는 수주잔고도 같은 기간 7678억 원(2%) 줄어든 44조 7777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분양 실적은 비수도권 중심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관련 기사 '수도권 쏠림 가속' 6대 건설사 2024년 아파트 청약 전수조사 결과). 

 

대우건설 측은 김 신임 대표 선임에 대해 “오랜 기간 군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도 조직 구성원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내년 건설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제적인 신임 대표이사 체제 구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형 건설사 오너 일가의 대표이사 취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3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허윤홍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979년생인 허 대표는 2002년 GS칼텍스에 입사한 뒤 2005년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미래혁신대표, 신사업부문대표를 거쳐 지난해 11월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전면에 섰다. GS건설은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회사 이미지 타격은 물론 예상 손실액 반영으로 영업적자(-3879억 원)도 면치 못했다. 

 

GS건설은 허윤홍 대표 취임 이후 구조 혁신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2년 출시한 회사 주택 브랜드 자이(Xi)를 리뉴얼하고 공정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회사 내부적으로는 복장 자율화나 호칭 단일화 등으로 수직적인 업무 분위기를 탈피하려는 시도를 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이익은 457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수주잔고는 44조 77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 4036억 원(3%) 증가했다. 수주 잔고 증가폭은 5대 상장건설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나머지 대형 건설사 대표이사 인사는 ‘재무통’에 집중한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6일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정경구 HDC 대표이사 부사장을,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1월 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을 지낸 주우정 사장을 각각 회사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일찍이 지난 7월 SK E&S 재무부문장 출신인 김형근 사장을 대표로 뽑았다. 

 

사업 부문에서 대표를 뽑은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뿐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1월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 부사장을, DL이앤씨는 지난 8월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유임됐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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