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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수 기대하던 홈쇼핑 업계, '계엄 사태'에 노심초사

'뉴스에 시청자 뺏겨' TV 매출 하락, 모바일 라방은 선방…혼란 장기화 시엔 타격

2024.12.13(Fri) 10:39:16

[비즈한국]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방송사 메인 뉴스가 TV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 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홈쇼핑 업계는 정치 혼란이 장기화돼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서 홈쇼핑업계의 실적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CJ온스타일 홈페이지

 

#‘계엄 사태로 매출 급락’ 4분기 실적 하락 우려

 

홈쇼핑 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을 것이란 예상이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연말 매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홈쇼핑 업계는 매출 타격을 입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방송 매출이 5분의 1로 하락했다. 평소 매출 목표 100% 이상을 매번 달성했던 상품이 계엄 사태 이후 10%대로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계엄 사태로 시청률이 하락했다. 정확한 수치까지는 공개할 수 없으나 업계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홈쇼핑 주 시청자가 50~60대 중장년층이어서 다른 유통업보다 타격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과거 비상계엄을 경험한 적 있는 중장년층은 이번 계엄 선포 이후 불안감이 확대된 분위기다. 계엄 선포 직후 한밤중 편의점에는 비상식량 등을 구입하려는 중장년층 고객이 몰렸다. 업계 관계자는 “정국 혼란이 이어지다 보니 뉴스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홈쇼핑을 볼 여력이 없다. 당분간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TV 뉴스로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TV를 보는 시청자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는데, 뉴스를 보기 위해서라도 TV를 켜는 시청자들이 늘었다. TV를 켜는 것 자체가 홈쇼핑 업계에 반가운 일이 될 수 있다. 뉴스를 보다가 채널을 돌리면서 홈쇼핑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반면 TV 홈쇼핑보다 타깃이 젊은 라이브 커머스 부문은 매출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 A 씨는 “방송 시간에 대통령 대국민 담화가 발표돼 긴장했으나, 매출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계엄 사태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혼란스런 분위기가 장기화될까 우려하는 눈치다. 홈쇼핑 업계 최대 성수기로 통하는 4분기 매출이 올해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인데, 국정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11월 초까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4분기 주요 상품인 겨울 의류 판매 등이 주춤해 12월 실적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상황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파가 그리 크다고 볼 순 없다. 다만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불안한 사회 분위기가 길어지다 보니 결국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송출 수수료 상승, TV 시청자 감소…홈쇼핑 불황 언제 끝날까

 

홈쇼핑 업계 불황은 장기화되고 있다. 매년 송출 수수료가 치솟는 데다 TV 시청인구도 줄어들며 실적 하락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주요 홈쇼핑 업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현대홈쇼핑은 2023년 매출액이 2조 6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5.3% 줄어든 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매출액이 9416억 원으로 전년(1조 777억 원) 대비 12.6% 줄었고, 영업이익도 83억 원에 그치며 전년(780억 원)과 비교해 89.4% 줄었다.

 

CJ온스타일 역시 작년 매출액이 1조 3378억 원으로 전년(1조 3554억 원)보다 1.3% 줄었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1%(693억 원) 감소했다. GS샵은 매출액 1조 1310억 원, 영업이익 116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8.8%, 18% 줄어든 수치다.

 

홈쇼핑 업계는 ‘탈TV’ 전략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확대해 실적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시청 인구가 줄고, 송출 수수료 부담이 큰 TV 채널에서 벗어나 모바일 방송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숏폼 콘텐츠를 강화하고, 인기 셀럽을 앞세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 CJ온스타일이 일부 케이블 방송사에 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을 두고도 홈쇼핑 업계의 탈TV 전략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온스타일은 5일 자정부터 송출 수수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 충북방송 등 3개 방송사에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CJ온스타일은 그간 14개 케이블TV·IPTV사를 통해 방송을 송출해왔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11개 방송사에서만 CJ온스타일 채널을 볼 수 있게 됐다.

 

홈쇼핑사는 방송사와 수수료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블랙아웃’ 상황을 예고해왔지만 실제 송출 중단을 결정한 경우는 없었다. TV 채널 확보가 매출로 직결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 결정을 두고 홈쇼핑사의 TV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나머지 11곳의 방송사와는 원만하게 협상이 마무리됐거나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송출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의 여파는 눈에 띄지 않는다”며 “현재 매출의 60%가량이 모바일에서 나오다 보니 TV와 모바일을 균형 있게 성장시켜 융합할 전략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모바일에 투자를 강화하고 앱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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