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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 '찍혔던' 카카오그룹, 탄핵 정국에 기사회생 조짐

주가 상승세, 수사 밀어붙였던 이복현 금감원장도 교체설 나돌아

2024.12.09(Mon) 13:39:08

[비즈한국] 윤석열 정부에 제대로 찍혔던 그룹 하면 거론됐던 카카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파동이 ‘탄핵 가능성’으로 이어지면서 카카오의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장중 3만 2550원까지 떨어졌던 카카오는 12월 4일 4만 7100원에 거래됐다. 9일 현재도 4만 3000원대에 머무르는 등 한 달 사이 20% 넘게 주가가 급등했다.

 

법조계에서는 카카오그룹을 향한 검찰 수사가 다소 칼날이 누그러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수사를 주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교체설이 나오는 상황이라, 카카오가 ‘검찰 발 사법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내부에 놓인 라이언 상. 카카오를 콕 찍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인해 탄핵 국면에 놓이면서 카카오 주가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연기금도 담았다

 

사실 카카오는 현 정부 들어 ‘제대로 찍혔다’는 평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보다 SM엔터의 주가를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빠르게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넘겨받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리고 법원은 이를 발부하며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정점을 찍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재판 과정에서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풀려났지만, 리스크는 계속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 혐의와 ‘콜 차단’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총 995억 원을 부과받았고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순액으로 계산해야 할 매출을 총액으로 계산해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받았고, 지난달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카카오에 과징금 34억 원 등 중징계를 결정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의 횡포가 매우 부도덕하고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비판한 뒤 금감원과 검찰, 공정위가 잇달아 카카오를 때리면서 ‘찍혔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4일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카카오였다. 332억 8561만 원 어치를 사들였는데, 다음날인 5일에도 연기금은 카카오를 95억 7728만 원을 사들여 순매수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되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익 3847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999억 원을 상회했고, 당기순인이익도 23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99억 원)보다 개선됐다.

 

#계열사들도 줄줄이 주가 우상향

 

카카오뱅크도 주가가 11월 중순 2만 100원까지 떨어졌다가 12월 4일 2만 4950원까지 올랐다. 9일 현재 2만 3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11월 중순 1만 5000원대에서 현재 1만 7000원대, 카카오페이도 2만 1000원대에서 3만 1000원대까지 상승했다. 

 

카카오페이는 내년 매출액이 6736억 원, 영업이익은 576억 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8.9%, 36.6% 증가할 것이라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는 등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적지 않다. 

 

사정당국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는 것과 실적 기대감이 맞물려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에 강도 높게 문제를 제기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터라, 향후 정치권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카카오가 사정당국발 사법 리스크를 빠르게 털어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재판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추가적인 기소를 최대한 덜어낸다면 카카오그룹에게는 호재 아니겠냐”고 내다봤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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