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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세 번의 탄핵 정국, 부동산 상황 비교해보니

단기적으론 혼란, 장기적으론 수급이 좌우…정책 변화 가능성 커 지속적 관찰 필요

2024.12.09(Mon) 13:48:19

[비즈한국]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혼란 그 자체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대통령 탄핵 표결과 부결 등 일련의 사건이 금융과 부동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이들이 부동산 시장에 신뢰를 잃고 관망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위기 상황은 과거에도 있었고, 시장은 항상 혼란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를 찾았다. 과거의 탄핵 정국을 되돌아보고, 지금 어떤 대응 전략이 필요한지 정리해보자.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최준필 기자

 

#2004년 부동산 과열 여전, 2017년 정권 교체 후 규제 강화

 

지금까지 두 번의 탄핵 정국이 있었다. 먼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04년 시장을 살펴보자.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국이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나 2004년 5월 헌법재판소가 이를 기각하며 정국은 빠르게 안정됐다. 당시 한국 경제는 2003년 카드 대란 후유증으로 소비가 위축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도 영향을 미쳐 경제 성장이 주춤했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2002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과열(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여전히 이어졌다. 탄핵 정국은 시장에 단기적인 관망세를 일으켰으나, 헌재의 탄핵 기각 이후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되살아났다. 정부의 규제가 약화되며 대출 완화와 개발 기대감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수도권 중심의 투자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했다. 2004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탄핵 정국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헌재의 결정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후 참여정부는 분양권 전매 제한, LTV·DTI 규제 도입 등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으로 부동산 과열 억제를 본격화했다.

 

두 번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2016년 12월 국회를 통과하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한 2017년 ​탄핵이 ​3월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5월에 대선이 조기 실시됐다.

 

글로벌 경제 회복세와 함께 한국 경제도 안정적 성장을 보였으나,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과열이 문제로 대두됐다. 서울 및 수도권 시장은 2016년 말부터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강남권과 주요 재건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었음에도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상황보다는 저금리와 대출 완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탄핵 정국에서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미분양 증가와 가격 정체가 지속됐다. 다만 부산, 대구 등 일부 지역은 개발 호재와 함께 상승세를 보였다. 

 

헌재의 탄핵 인용 이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급격히 규제 강화로 전환됐다. 2017년 8.2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 지정, LTV·DTI 규제 강화, 양도세 중과 등으로 투자 수요를 억제했다. 이로 인해 2017년 하반기부터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났으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인기 지역은 오히려 공급 부족 속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및 주택가. 사진=최준필 기자


#단기적 관망 대응 필요, 정책 변화 유심히 살펴볼 것 

 

두 번의 탄핵 정국에서 공통적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 심리다. 정치적 혼란은 단기적으로 관망세를 만들지만,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장기적으로 위축시키지는 못했다. 오히려 경제적 요인(금리, 대출 규제, 공급 정책)과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둘째,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화다. 두 정권의 탄핵 정국 동안 모두 수도권(특히 서울) 시장은 강세를 보인 반면, 지방 시장은 상대적으로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이는 수도권이 경제·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셋째, 장기적 결과라는 점이다. 탄핵 이후 정권 교체와 함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시행됐고, 이는 시장 안정화보다는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며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2024년 탄핵 정국은 과거와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다. 과거 사례를 통해 현재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먼저 단기적 관망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적 혼란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묻지마 매수·매도 결정을 피하고 시장의 안정화 여부를 지켜보길 바란다. 그럼에도 수도권 핵심 지역은 주목해야 한다. 서울 및 경기의 GTX 노선 중심의 투자 유망 지역은 정치적 혼란 이후에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 민간 및 공공 주택 공급 모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므로,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탄핵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이나 정책 기조 변화가 예상되므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또는 강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탄핵 정국은 일시적 혼란을 초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기본적인 수급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안정적인 자산 관리를 위해 시장의 흐름을 냉철히 분석하며 기회를 찾아야 할 때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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