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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아트페어 신진작가 인터뷰② 정연희 "작은 순간들이 만드는 큰 평온"

자연 직물 '모시'를 소재로 삶을 대하는 '평온함'과 '안정감' 담아

2024.12.07(Sat) 12:03:15

[비즈한국] 작가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미술 시장 ‘2024 부산국제아트페어(BIAF)’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8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작년(34명)보다 40% 더 늘어난 신진작가 50명의 작품이 걸렸다. 비즈한국은 기획전 ‘K-ART 신진작가전’에 참여한 강명숙, 정연희, 김이린 작가를 만났다. 정연희 작가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부산국제아트페어 K-ART 신진작가전의 참여작가로 참여한 정연희 작가는 ‘작은 순간들이 만든 커다란 평온함​​’라는 주제로 여러 작품을 출품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는 도시 풍경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자연 풍경 작품만을 선보이는 이유는.
들꽃 개망초를 표현한 작품 위주로 출품했다. 도시라고 해서 들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작아서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심에도 개망초가 많다. 도심 속 자연 풍경일 수도, 시골 속 자연 풍경일 수도 있는 셈이다. 즉 공간에 제한을 둔 작품이 아니다. 

정연희 작가의 작품 ‘땅 위의 은하수1’. 사진=정연희 작가 제공


―작품의 주재료가 ‘모시’인데, 어떤 의미인가. 
과거 우리 선조들이 옷으로 만들었던 ‘모시’라는 자연 직물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요즘에는 모시옷이 거의 없다보니 대단하지 않은 재료로 여겨질 수 있겠으나, 내게 ‘모시’는 ‘평온함’과 ‘안정감’이다. 처음 ‘모시’를 접했을 때 그 감정을 느꼈고, ‘평온함’과 ‘안정감’을 찾아나서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예술은 ‘삶을 대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연희, 나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평온함’과 ‘안정감’에 있다. 즉 내가 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모시’를 통해 반영한 셈이다. 

―그렇다면 ‘개망초’는 어떤 의미인가.
‘예술가’라는 직업을 살아내며 꾸준히 나를 짓눌러왔던 불안감, 최근 연이은 가족과의 이별에서 느낀 상실감과 무기력까지. 그렇게 자존감이 떨어졌고, 점점 땅을 보며 걷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구석에 아무렇게나 틈을 비집고 피어난 작은 개망초 꽃을 우연히 보게 됐다. 조그마한 꽃들이 군집을 이루어 만들어 낸 풍경은 마치 땅 위에 피어난 별들의 은하수처럼 아름다웠다. 그때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모여 커다란 기쁨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여기에 따뜻하고 편안하면서도, 서걱거리고 거친 질감의 자연 직물 ‘모시’를 소재로 삼아 소박하지만 강한 힘을 표현했다. 

정연희 작가의 작품 ‘작은 것들이 중여하게 보일 때01’. 사진=정연희 작가 제공


―작품을 구매하거나 감상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불행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행복하지도 않은, 만족스럽다가도 불안감으로 가득 찬, 애매하고 어정쩡한 불안정함의 경계선에 서 있는 이들에게 내 작품이 와 닿길 바란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가 작은 순간의 기쁨을 알아차리는 노력을 반복하면서 얻는 성취감을 통해 불안한 마음이 회복되고, 단단한 안정감으로 가득 찬 ‘편안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부산=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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