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비상계엄 선포 여파가 금융권에도 미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경 비상계엄령 선포 후 환율은 1444원까지 급등했다. 4일 오전 4시 30분경 계엄령이 해제된 후 한국거래소는 정상 개장했지만, 금융권은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24시간 운영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시장 안정 위해 모든 조치 다할 것”
지난 3일 새벽 비상계엄 선포 후 원달러 환율은 1444원까지 급등했다.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금융권은 비상이 걸렸다. 이에 4일 오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은 합동으로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범정부 합동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식시장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실물경제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행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2025년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의 채권을 환매를 조건으로 사주는 방식이다. 한국은행은 RP 매입과 RP 매매 대상 기관도 늘렸다.
계엄 선포 이후 SNS를 중심으로 ‘달러 환전을 해라’라는 이야기가 퍼지자, 인터넷전문 은행은 환전 등 관련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증시에도 악영향이 미쳤다. 4일 서울 외환시장 종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2원 오른 1410.1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4% 하락한 2464.00을,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8% 하락한 677.15를 기록했다.
#증권가 “국내 정치 리스크 부각”
증권가에서는 계엄령 사태가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4000억 원, 코스닥 시장에서 100억 원 이상을 매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윤정 LS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독단적이고 비이성적인 행보로 평가되는 금번 조치로 인해 국내 정치 리스크가 부각됐다”며 “비상계엄 직후 환율 및 한국 증시 추종 해외 ETF가 간밤 변동성을 키웠던 만큼, 금일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동반한 단기 변동성 확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으로 외국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한국 거버넌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크게 증가했다. 향후 정치 불확실성 확대 또는 북한 도발 등 한국 고유의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될 때마다 원화의 민감도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펀더멘털 약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신인도 하락에 따른 외국인 자금 및 국내 자금의 동반 이탈 현상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단기적으로 1450원 수준까지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시장 상황에 대한 예의주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계엄 사태 이후) 생각보다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 상태다. 주식 시장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큰 변동이 없었다. 다만 향후 변동 폭을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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