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 방산 선진국들이 AI 파일럿 무인 전투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출발했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기업과 기관이 자체 투자를 통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AI 기반 차세대 공중 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다. 미래 전장에서는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무인 시스템이 주요 전투를 수행할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인공지능(AI) 파일럿은 미래 전장의 승패를 가를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다.
AI 파일럿은 유인 전투기보다 실력이 더 뛰어날 수 있다. 사람은 전투기가 급격히 기동할 때 중력가속도(G) 9배를 견디기 어렵지만, AI 파일럿은 중력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더 빠르고 민첩하게 기동할 수 있다. 또 AI의 고도화된 연산 능력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군사 선진국들이 이러한 기술 개발에 앞다퉈 나섰다. 미국은 2021년 AI와 인간 조종사의 모의 공중전을 수행한 데 이어 올해에는 실제 전투기(F-16 Viper)에 AI 파일럿을 탑재해 시험 비행을 시작했다. 2029년까지 83조 원을 투자해 1000대 이상의 AI 무인 전투기를 도입할 계획이며, 협업 전투기(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2단계 사업으로 해외 업체의 참여와 수출 버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KAI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럽, 영국, 일본 등도 6세대 전투기 개발과 더불어 AI 파일럿을 탑재한 무인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했지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AI 파일럿과 무인기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다목적 무인기에 AI 파일럿을 탑재해 차세대 전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AI 파일럿 개발을 위해 ‘ACE(Air Combat Evolution)’ 프로그램과 ‘AIR(Artificial Intelligence Reinforcement)’을 운영 중이다. ACE는 근거리 시계 내 공중전(WVR)에서 자율적으로 전투를 수행하도록 학습하는 프로그램이며, AIR은 가시거리 밖 교전(BVR)을 위한 AI 학습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고급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AI 파일럿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KAI는 단계적으로 AI 파일럿을 개발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소프트웨어 로직과 AI의 초기 지능을 개발하고, 2027년부터 2029년까지는 유무인 편대 비행과 자동 표적 식별 및 회피 비행 등 반자율 편대 비행을 실증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초음속 다목적 전투기인 FA-50에 AI 파일럿을 탑재해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2030년부터 2035년까지는 무인 전투기가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는 완전 자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KAI는 AI, 빅데이터, 자율‧무인 핵심 기술 확보에 15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 지원 없이는 전투 체계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KAI는 대학, 연구소, 민간 방산 기업과의 협업과 기술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 사장은 “대학과 연구소, 방산 업체에서 AI 개발을 많이 하고 있지만, 테스트베드가 부족해 개발한 기술을 시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KAI가 항공우주 분야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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