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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 최윤 회장 일가 횡령·배임으로 고발돼…계열사 정체 드러날까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 배우자 횡령 의혹 제기…OK금융, 임원진 보수 제외하고 자료 제출

2024.11.29(Fri) 17:51:43

[비즈한국] 대부업 중심에서 종합금융사로 전환을 꾀하는 오케이(OK)​금융그룹의 ‘의문의 계열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OK금융그룹은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인 최윤 회장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으며, 최 회장 친인척이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구조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 일가와 관련한 계열사를 향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노동조합이 최 회장과 그의 배우자를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그의 배우자가 임원으로 있는 계열사를 둘러싸고 횡령·배임 의혹이 제기됐다. 11월 26일 OK금융그룹 노조는 최 회장과 배우자 등을 고발했다. 사진=노조 제공


지난 11월 26일 OK금융그룹 노조(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OK금융그룹지부)는 최윤 회장과 최 회장의 배우자 키무라 애츠코 씨를 배임·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키무라 씨가 OK금융그룹 계열사의 임원으로 기재됐으나 실제로 업무 수행을 하지 않고 법인 카드·차량 등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의혹의 중심에는 베일에 싸인 계열사 오케이컴퍼니가 있다. 오케이컴퍼니는 신탁업 및 집합 투자업을 영위하는 금융사로 2017년 11월 17일 설립됐다. 최윤 회장이 지분 100%(60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 회장 배우자인 키무라 씨가 오케이컴퍼니의 유일한 임원(사내이사)이다. 회사 주소 또한 키무라 씨 자택 주소와 동일하다. 키무라 씨는 부동산·투자 사업을 하는 또 다른 계열사인 엑스인하우징에서도 2017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사내이사를 겸직했다. 

 

오케이컴퍼니는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오케이컴퍼니의 정체를 묻자 김인환 OK금융그룹 부회장은 “최윤 회장의 개인 재산을 관리하는 회사”라고 답했다. 이에 신 의원이 “키무라 씨가 한국에서 가정주부로 살고 있다면서 오케이컴퍼니와 엑스인하우징 사내이사를 맡아 회사로부터 보수와 법인 카드를 받았다”라고 지적하자 김 부회장은 “그룹이 관리하는 회사가 아니므로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라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를 바탕으로 노조는 최 회장 일가의 사익 편취 의혹을 제기했다. 오케이컴퍼니의 2023년 매출은 400만 원, 영업이익 -1억 2600만 원, 당기순이익 500만 원으로 그룹의 규모를 감안하면 영업활동을 한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엑스인하우징은 매출 39억 원, 영업이익 5억 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81억 원으로 적자를 냈다. 2023년 기준 직원 수는 2명에 그쳤다. 노조는 부실한 실적을 지적하며, 두 회사에서 키무라 씨가 사내이사로서 보수를 받으면서 이사회 출석이나 업무 수행을 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횡령이라고 주장했다.

 

봉선홍 OK금융그룹 노조 지부장은 “오케이컴퍼니와 엑스인하우징은 알려지지 않다가 2022년 그룹이 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라며 “직원 사이에서는 최 회장 배우자의 법인카드 처리, 법인차량 이용 등에 대한 소문이 이미 파다했다”라고 말했다.

 

김준영 사무금융노조 여수신업종본부장은 고발 기자회견에서 “오케이컴퍼니를 비롯한 여러 계열사에서 자택 월세 처리, 법인카드 사용, 법인차량 사용 등 부당한 편익을 제공해왔다는 정황이 내부에서 제기됐다”라며 “이는 회사의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 지부장은 “횡령 행위가 있었다면 오케이컴퍼니 주식을 전량 가지고 있는 최윤 회장이 용인하고 공모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최 회장도 이익을 향유했다면 업무상 횡령과 배임의 죄를 함께 책임져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OK금융그룹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지배구조 등을 둘러싸고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별다른 영업활동을 보이지 않던 오케이컴퍼니는 올해 들어 타 계열사의 자금 지원에 나섰다. 부실채권 매입 회사이자 엑스인하우징 지분을 100% 보유한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의 사모사채를 올해 2월, 5월, 8월 세 차례에 걸쳐 매입해 자금을 대여해준 것. 사모사채는 모두 19억 원에 거래됐다.

 

오케이컴퍼니은 2023년 기준 재무 현황이 자본금 3000만 원에 자산은 26억 원에 그친다. OK금융그룹 노조는 오케이컴퍼니의 자금 대여에 대해서도 “오케이컴퍼니가 투자회사라고는 하나, 최 회장이 투자한 돈으로 타 계열사인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 외에는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알 수 없다”라며 “최 회장은 본인 소유의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에 자금을 투자하고 다시 이자를 받으면서 일감 몰아주기, 총수 사익 편취 의혹을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OK금융그룹은 오케이컴퍼니·엑스인하우징 등 최 회장 일가의 계열사와 관련한 논란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국감을 앞두고 의원실이 요청한 계열사 현황 자료도 일부 누락하거나 뒤늦게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임원 겸직 현황은 제출했으나 임원의 보수 내역은 제외하는 식이다. 

 

OK금융그룹은​ 최윤 회장 부부에게 제기된 배임·횡령 고발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오케이컴퍼니와 관련해서는 국감에서 김인환 부회장이 설명한 내용으로 갈음한다”라고만 전했다. ​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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