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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기회복" 외치지만…지자체들 공공요금 줄인상에 '엇박자'

광주, 12월부터 상·하수도 요금 인상서울·인천 지하철도 요금 인상 추진

2024.11.29(Fri) 14:32:05

[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11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임기 후반기에는 소득 및 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 반환점을 맞아 여러 경제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의 온기가 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20%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김건희 여사 문제 다음으로 물가 등 민생에 대한 불만이라는 점은 이를 보여준다.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목표로 체감 경기 회복을 내세웠지만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각 지방자치 단체들이 그동안 정부의 요청에 참아왔던 각종 공공요금을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는 내년 초 지하철 기본요금을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11월 11일 임기 반환점을 돈 뒤 가진 첫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미국 대선 결과를 언급하면서 “여론조사에서 박빙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압승했는데, 우리는 여기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양극화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고 그 결과 미국의 정권 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고물가에 따른 체감 경기 악화가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경기 회복을 서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양극화 해소를 내세운 것이다.

 

윤 대통령의 고민처럼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는 고물가에 따른 체감 경기 악화가 작용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11월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는 72%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부정평가의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4%)’와 함께 ‘경제·민생·물가(13%)’를 가장 많이 들었다.

 

실제 윤 대통령 취임 후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려 체감 경기를 악화시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 취임 전인 2021년 4월 전국 평균 7886원이었던 도시 가스요금(1MJ를 516MJ로 환산한 값)은 올해 10월 1만 2022원으로 52.8% 올랐다. 상·하수도 요금은 같은 기간 각각 10.3%와 11.6% 올랐고, 택시요금은 27.1% 뛰었다. 전철 요금 역시 10% 넘게 올랐다.

 


이런 상황에 다음 달부터 지자체들이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상하수도, 택시 등 공공요금을 줄줄이 인상하기로 해 물가가 다시 한 번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광주광역시는 다음 달부터 상·하수도 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4년간 상·하수도 요금을 연평균 9%씩 올린다는 계획이다. 강원 춘천시는 하수도 요금을 2025년과 2026년에 각 30%씩 인상하는 개정 조례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서울특별시는 내년 초 지하철 기본요금을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물가대책위원회 운임 인상 계획에 따라 지하철 요금 300원 인상을 결정했다. 다만 물가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지난해 10월 150원을 인상했고, 나머지 150원을 올해 인상한다는 방침이었다. 정부의 물가 인상 억제 방침에 인상 시기를 미뤄왔지만 내년 초에는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광역시가 내년 2월에 도시철도 요금을 1400원에서 155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서울시의 지하철 요금 인상도 이때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경상남도는 시내버스 요금을 내년 초에서 1500원에서 1700원(현금 기준)으로 올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택시비도 줄줄이 오를 조짐이다. 대구광역시는 내년 2월부터 현재 2㎞에 4000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1.7㎞에 45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주행 요금은 130m당 100원에서 125m당 100원으로 오른다. 울산시도 현재 4000원인 기본요금을 내년부터 450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와 울산광역시 모두 지난해 택시요금을 인상한 지 2년 만에 다시 올리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공공요금 인상은 가뜩이나 안 좋은 체감 경기를 더욱 나쁘게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11월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6개월 후 경기 상황을 예상한 향후경기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74에 불과했다. C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반면 1년 후 물가를 내다본 물가수준전망 CSI는 147을 기록해 고물가 불안감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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