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올해 5대 상장건설사 일감이 전년 동기 대비 10조 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주 잔고 감소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두드러졌다. 건설사들이 수익성 높은 사업을 선별 수주하며 ‘건설 경기 한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비즈한국이 우리나라 5대 상장건설사인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5대 상장건설사의 연결 기준 수주 잔고는 총 240조 83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조 4276억(4%) 감소했다. 수주 잔고란 전체 수주액 가운데 현재 납품하지 않은 제품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통상 기업의 미래 매출로 인식된다. 먹거리를 쌓아둔 곳간이 비어가고 있는 셈이다.
5대 상장건설사 가운데 3곳이 지난 1년간 수주 잔고가 줄었다. 건설사별 수주잔고는 삼성물산이 5조 1757억 원(18%) 줄어든 23조 5877억 원, 현대건설이 6조 1073억 원(7%) 줄어든 86조 5904억 원, 대우건설이 7678억 원(2%) 준 44조 7777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DL이앤씨와 GS건설 수주 잔고는 29조 1493억 원, 56조 7284억 원으로 각각 2196억(1%), 1조 4036억 원(3%) 증가했다. 수주 잔고가 크게 늘어난 GS건설은 올해 초 5대 상장건설사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 목표를 상향했다.
수주 잔고 감소는 해외 사업에서 두드러졌다. 5대 상장건설사 해외 수주 잔고는 지난해 3분기 68조 474억 원에서 올해 3분기 62조 7652억 원으로 1년 새 5조 2822억 원(8%) 줄었다. 해외 수주 잔고는 삼성물산이 전년 동기 대비 4조 9310억 원(31%)이나 감소했고, 현대건설도 3조 4641억(13%), 대우건설도 1조 8853억(25%) 줄어들었다. 반면 전체 수주 잔고가 늘어난 DL이앤씨와 GS건설은 해외 수주 잔고가 각각 7003억 원(+34%), 4조 2978억 원(27%) 증가했다. 5대 상장건설사 국내 수주 잔고 역시 17조 8068억 원으로 5조 1607억 원(3%) 감소했는데 감소세는 해외가 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는 신규 수주 물량이 적었지만 4분기 들어 튀르키예 고속도로 건설공사(2600억 원)와 카타르 담수복합발전(4조 원) 등 굵직한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에서도 안산 데이터센터 개발사업(4000억 원)을 수주했고 연말까지 주택 수주도 추가로 계획 중”이라며 “연초 세운 수주 계획을 맞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잔고가 줄어든 것은 신규 수주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각 사 투자설명(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기준 5대 상장건설사 신규 수주 물량은 58조 71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 8356억 원(14%) 줄었다. 건설사별 수주 물량은 삼성물산 10조 1550억 원(-35%), 현대건설 22조 2580억 원(-13%), 대우건설 7조 3722억 원(-18%), DL이앤씨 5조 9715억 원(-44%)으로 4개 건설사가 줄었고, GS건설이 12조 9608억 원(+69%)으로 유일하게 늘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와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형건설사들은 연초부터 수주 목표치를 낮추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선별해 수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해 수주 목표를 올린 대형건설사는 인천 검단신도시 사고 수습을 마무리한 GS건설뿐”이라며 “건설사들이 연초 세운 목표를 달성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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