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낳은 아이의 친부로 밝혀지며 ‘비혼 출산’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해 국내 ‘혼인 외의 자’ 숫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비혼 출산이 낮은 출산율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혼외자 1만 명 넘어…국민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
‘혼외자’란 혼인 외의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혼외자는 1만 900명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혼외자는 2020년 6900명, 2021년 7700명, 2022년 9800명, 2023년 1만 900명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전체 출생아 가운데 혼외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혼외자 비중은 2013년 2.1%에서 두 배 넘게 늘어 지난해 4.7%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에도 혼외자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낙후돼 있다. 여성가족부의 ‘2023년 가족실태조사 분석 연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동의한다’ 항목의 동의 비율은 20.0%로 직전 조사 대비 6.7%p 늘었음에도 전체 항목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반면 동의 비율이 가장 높은 항목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로 47.4%였다. 해당 항목은 직전 조사 대비 변화량이 가장 높은 13.4%였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동의한다’ 항목의 성별 간 응답 격차는 다른 항목에 비해 크게 낮았다. 연령대별로는 ‘20세 이상 30세 미만’의 동의율이 56.6%로 가장 높았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동의 비율은 낮았다. ‘70세 이상’의 동의율은 13.2%에 불과했다. 동의율이 낮은 것은 ‘혼인’이라는 제도가 아직 한국인에게 ‘가족’을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동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족의 ‘정의’에 대해 혈연관계(87.4%), 법적으로 연결된 관계(83.1%) 순으로 답했다.
#“비혼 출산 긍정적 영향” 평가…‘가족 형태’ 새 논의 시작될까
현행법상 혼외자는 생모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생부가 자신의 자녀임을 인정하는 행위인 ‘인지 신고’ 절차를 밟으면 생부의 이름이 자녀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간다. 친모는 양육비 청구가 가능해지고, 자녀는 친부의 상속인 자격을 얻게 된다. 정우성 측이 친자 확인 절차를 거쳐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정우성이 ‘인지’를 통해 아이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양육만 책임지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목소리에 힘 입어 정우성이 ‘비혼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혼 출산’ 가족 등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논의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됐다는 것. 하지만 정우성 역시 문가비 측과 양육, 결혼 등을 이유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문 씨가 비자발적으로 ‘비혼 출산’을 하게 된 것이라면 상황을 마냥 좋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편 다른 국가의 상대적으로 높은 ‘혼외 출산 비율’과 이들이 도입한 제도 등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통계 집계 이후 혼외출산율이 줄곧 한 자릿수에 머무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영국, 독일 등 서구 주요 국가는 30~40%대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2년 기준 65.2%로 혼외 출산이 혼인 출산보다 많다.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도 혼외출산율이 50%를 넘는다.
이 국가들은 합계출산율 또한 상위권에 속한다. 전문가는 ‘가족’, ‘출산’과 관련해 국가들이 도입한 제도들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 프랑스의 경우 1999년에 이성 또는 동성간의 동거 관계를 혼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보장하는 ‘시민연대계약’ 제도를 도입했다. 스웨덴은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의 지위를 인정하고 복지를 제공하는 ‘가족법’을 1969년 제정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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