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자영업자 폐업률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서도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에 대한 신규 창업자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불경기 속에서도 폐업률이 1% 미만으로 유지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명의변경 건수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점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뒤로는 매장 양도양수 활발
저가커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컴포즈커피의 가맹사업 홍보 내용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낮은 폐업률이다. 컴포즈커피는 가맹점 폐점률이 1% 미만으로 매우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가맹점주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3년 기준 컴포즈커피는 전체 가맹점 2360개 중 총 15곳이 가맹계약을 해지하며 폐점률이 0.63%로 집계됐다. 가맹계약 해지는 가맹 계약 기간 내 본부와 합의를 거쳐 계약을 중도에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계약해지 시에는 위약금이 청구된다.
계약해지 점포 수는 1% 미만이지만 컴포즈커피 매장 운영을 포기한 가맹점주 수는 적지 않았다. 컴포즈커피의 지난해 가맹점 명의변경 건수는 338건으로 집계됐다. 명의변경은 가맹점 운영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사례로, 지난해에만 전체 가맹점의 14.3%에 달하는 가맹점주가 매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컴포즈커피는 매년 명의변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이다. 2020년 79건이던 명의변경 건수는 2021년 133건, 2022년에는 225건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명의변경 건수가 늘어나는 것을 긍정적 신호로 볼 수는 없다고 평가한다. 기존 가맹점주가 해당 브랜드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폐업률 계산 시 명의변경 건수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한 커피업계 종사자는 “창업자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손님의 모습을 보면서 기대감을 안고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를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매장을 운영해보면 투자 시간이나 노동 대비 수익이 크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매장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커피 3대장으로 불리는 메가MGC커피, 빽다방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메가MGC커피와 빽다방의 폐업률은 각각 0.52%, 1.38%로 나타났다. 메가MGC커피는 전체 2681개 가맹점 중 14곳이 가맹계약을 해지했고, 빽다방은 1449개 가맹점 중 20곳이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반면 명의변경 건수는 메가MGC커피와 빽다방 모두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333개 가맹점에서 명의변경이 이뤄졌고, 빽다방은 108개 가맹점의 가맹점주가 바뀌었다.
메가MGC커피, 빽다방 모두 명의변경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2020년 명의변경 건수가 101건에서 2021년 115건, 2022년 246건으로 늘었다. 빽다방도 같은 시기 55건, 65건, 90건으로 많아졌다.
명의변경 건수가 많다는 것은 가맹사업을 포기하는 가맹점주도 많지만, 새로 시작하려는 창업자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장 운영을 하다 보면 개인 사정에 따라 매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저가커피 시장은 창업 수요가 많아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있다.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 보니 계속해서 신규 창업자도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민 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은 “침체된 업종이나 시장에서는 명의변경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명의변경 건수가 너무 적은 것은 창업 수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문에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의 명의변경 건수가 많다는 것은 아직 저가커피 창업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다만 명의변경 건수가 너무 많은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균 영업 기간, 컴포즈 1년 6개월로 가장 짧아
업계 관계자들은 창업 전 꼼꼼히 살펴야 할 항목 중 하나로 가맹점 평균 영업 기간을 꼽는다. 가맹점 평균 영업 기간은 해당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이 평균적으로 존속하는 기간을 뜻한다. 가맹점 평균 영업 기간이 100일이라는 것은 해당 프랜차이즈의 가맹점들이 통상 100일간 운영 후 사업을 접었다는 의미다. 강성민 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은 “평균 영업 기간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평균 영업 기간이 짧다는 것은 가맹점들이 사업을 오래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비창업자들이라면 가맹점의 평균 영업 기간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발표한 저가커피 브랜드의 정보공개서(2023년 기준, 2023년 정보공개서 미공개 시 2022년 기준)를 살펴본 결과, 저가커피 3대장 중 평균 영업 기간이 가장 짧은 곳은 컴포즈커피로 나타났다. 컴포즈커피는 가맹점 평균 영업 기간이 535일(2022년)이다. 메가MGC커피는 888일(2022년), 빽다방은 1142일(2023년)로 나타났다. 컴포즈커피는 다른 저가커피 브랜드와 비교해도 평균 영업 기간이 짧은 편에 속한다. 더벤티의 경우 976일(2022년), 매머드익스프레스는 749일(2023년)로 집계됐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창업 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창업에 도전해 2~3년 내 업종을 변경하는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는 것은 업계 전반적인 흐름으로 분석된다”며 “컴포즈커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맹점주와 함께 상생하기 위한 소통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가커피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좁은 골목 상권 내에서 경쟁하는 것은 기본이고, 한 상가 건물에 여러 개의 저가커피 브랜드가 나란히 입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경쟁업체가 없는 상권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는 업체 간 경쟁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으며, 어떻게 해당 상권을 선점하고, 매출을 경쟁사보다 더 끌어낼 수 있을지 전략을 고민하는 때”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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