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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코몽·롯데월드 모인 콘텐츠 IP 마켓, 해외 판권계약 날개 달까

문학 출판사·테마파크 등 IP 사업 박차…인도네시아, 유럽 등 해외 활로 모색 분주

2024.11.21(Thu) 18:12:29

[비즈한국] 국내 콘텐츠 시장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수요가 폭증해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의 어려움이 닥쳤다. 차별화한 콘텐츠 육성과 수출국 확장이 업계의 공통 과제로 꼽힌다. 올해 세 번째로 개최된 ‘콘텐츠 IP(지식재산권) 마켓’은 웹툰, 웹소설, 캐릭터 등 원천 IP를 활용한 부가사업 확장을 위해 기업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IP 비즈니스 행사다. 올해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 시장의 관심과 테마파크 등 다양한 산업군의 참여가 돋보였다.

 

올해 세 번째로 개최된 ‘콘텐츠 IP 마켓’에서 기업들이 상담하는 모습. 유럽 등 신흥 시장의 관심과 테마파크 같은 다양한 산업군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사진=강은경 기자


#소설은 ‘애니메이션’, 웹소설은 ‘영화’로 2차 판매 비즈니스의 장   

 

“마켓 특성상 라이선싱(사용권) 계약이나 협업 파트너를 찾는 분들이 많다. 큰 업체들이 많이 방문해 기회가 열려 있다고 느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돌리고 간 작가도 있었다.”(핑고엔터테인먼트 현장 관계자)

 

핑고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TV시리즈 3D 애니메이션 ‘샤샤 앤 마일로’의 제작사다. 샤샤 앤 마일로는 사람과 고양이, 히어로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소녀와 소년이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국내 EBS 방영(2023년) 전부터 중국 텐센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남미 채널에서 방영이 확정됐다. 광주 콘텐츠기업인 핑고는 캐나다, 영국 수출에 이어 현재 영역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9~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콘텐츠 IP 마켓 현장. 사진=강은경 기자


지난 20일 찾은 콘텐츠 IP 마켓은 국내외 콘텐츠사와 플랫폼, 유통, 제조 연관 업체들의 협업 논의로 분주하게 돌아갔다. 1층 대형 홀에는 IP 판매 관련 1:1 미팅과 상담을 위해 기업 개별 부스가 마련됐다. 참가 기업은 지난해 70여 곳보다 늘어 90곳에 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디앤씨미디어, 재담미디어 등 웹툰 및 만화 제작·유통사 △캐리소프트, SAMG엔터테인먼트(하츄핑) 등 애니메이션 분야 △대원씨아이, 문학동네 등 스토리 분야 △이랜드이노플 등 캐릭터 제작사 △위즈덤하우스 등 출판사가 참여했다. 지난 19~21일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주관했다.

 

최근 국내 문학이 검증된 IP로 새롭게 조명되는 가운데, 이미 영화화된 소설 ‘한국이 싫어서’, ‘대도시의 사랑법’이나 제작 중인 ‘파과’처럼 소설의 영상화가 주목받았다. 출판사 문학세계사 부스에는 일본 제작사 관계자들이 방문해 상담하고 있었다. 문학세계사 관계자는 “해외 자체 유통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 등 영상화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들이 있었다. 일본 제작사와 만화화, 애니메이션화 작업 관련 논의도 진행했다”며 “타 출판사가 웹툰화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콘텐츠 IP 마켓 2층에 마련된 스토리 작가들의 개별 미팅 현장. 사진=강은경 기자


웹소설 작가들의 개별 비즈니스 미팅은 2층 부스에서 이뤄졌다. 현장 관계자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웹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콘텐츠는 1층에, 이야기로 승부해야 하는 스토리(웹소설)는 별도 공간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콘진원 공모대전에서 수상한 작가들은 작품 출판이나 유통을 위해 기업들과 직접 만났고, 콘진원 자체 유통 플랫폼인 스토리움을 통해 제작사를 만난 작가들은 작품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바이어들과 논의를 진행했다. 

 

콘텐츠 IP 마켓 1층에 마련된 이랜드이노플 부스에서 관계자가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15년 고참’ 코코몽·따개비루, 맞춤 마케팅으로 재소환 

 

‘코코몽’ IP를 운영하는 이랜드이노플은 이번 마켓에서 가장 성과를 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의 바이어가 관심을 보이며 협업을 논의 중이다. 코코몽은 ‘냉장고 나라 코코몽’으로 첫선을 보인 뒤 꾸준히 인기를 유지해온 효자 IP다. 빨간색 소시지인 주인공 코코몽이나 냉장고 안 식품에서 특징을 따온 친구 캐릭터들로 식습관 등 교육적 활용도가 높다. 이랜드이노플은 지난해 마켓을 계기로 중국의 대형 완구 및 캐릭터 기업 동방란과 코코몽 IP 중국사업 대행 계약을 맺었다. 내년 중 배급을 위해 지난주부터 중국 SNS 채널에 만화 업로드를 시작하는 등 영상 바이럴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반 F&B 산업군에서 주목도가 높은 편인데, 이날은 기내 상품과 관련해 항공사의 제안도 받았다. 

 

일상화되고 있는 키덜트(키즈+어덜트) 문화 속 최근 유아용 애니메이션 ‘따개비루’도 SNS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따개비루는 코코몽과 같이 2008년 올리브스튜디오에서 제작된 IP다. 올리브스튜디오는 2010년 이랜드그룹에 인수된 후 현재는 그룹의 IP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코코몽과 따개비루의 성공에는 수요를 따라가는 유연한 디자인과 콘텐츠 특성을 반영한 바이럴이 있다는 평가다. 

 

이랜드이노플 올리브스튜디오가 2008년 제작해 최근 리디자인한 따개비루 인스타그램 채널. 사진=강은경 기자

 

이랜드이노플 현장 관계자는 “옛 캐릭터들이 리디자인 돼 인기를 얻는 방식이 현재의 트렌드다. 두 캐릭터 모두 지금에 맞게 리디자인 됐고, 대학생이 된 코코몽 스토리는 인스타툰으로 시리즈 연재 중”이라며 “협업하는 업체들과는 마케팅 플랜부터 바이럴 홍보 계획까지 같이 짠다. 상품에 효과적으로 캐릭터를 입히는 것에 중점을 두어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내년에는 LG화학과 함께 재활용 플라스틱 ‘스포크 가드’(휠체어 바큇살 보호판)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교육 콘텐츠로서의 선한 영향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테마파크 롯데월드의 참여도 이목을 끌었다. 롯데월드는 최근 IP 사업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마켓의 10개 파트너사에도 이름을 올렸고, 최홍훈 롯데월드 대표가 기조연사로 직접 개회식 무대에 섰다. 

 

롯데월드 부스에서 소개한 ‘모리스&보리스’ IP. 사진=강은경 기자


자체 캐릭터 ‘로티’, ‘로리’ 외에도 MZ 세대를 타깃​으로 B급 감성의 자체 신작 IP ‘모리스&보리스’도 내놨다. 외부 콘텐츠와도 협업하는 투트랙 전략을 꾀한다. 현재 글로벌 사업으로는 자체 캐릭터를 접목한 영·유아 놀이교육 유튜브 채널 ‘로티프렌즈’가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테마파크 외부에서도 캐릭터 사업을 잘하는 회사라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 국내에서는 키즈 산업이 하향세로 접어든 만큼 내년도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사장님 모리스와 알바생 보리스의 이야기로는 인스타그램에서 숏폼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며 “유니버셜재팬이 자사 IP 외에 강력한 IP를 활용하는 것처럼 테마파크 내부에선 파워 IP를 위주로 계약하고, 외부에서는 별도로 캐릭터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사흘간 제작사들과 바이어들의 미팅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21일 오후 기준 바이어 426개사 668명이 방문했다. 전년 대비 식품, 패션, 스포츠, 유통, 제조 등 연관산업 바이어가 약 47%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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