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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열면 뭐하나" 국산 UAM 기체 확보 난항

주요 컨소시엄 2단계 수도권 실증 지연…현대차·KAI 등 소수 기업만 개발 도전

2024.11.19(Tue) 17:56:31

[비즈한국] 정부가 법 제도를 개선해 하늘길을 열어줘도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은 날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중 시험비행을 할 수 있는 기체조차 만드는 곳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내 기업에서 UAM 관련해 제일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 기체는 현대차그룹 AAM 미국 법인인 ‘슈퍼널’이 개발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UAM 기체를 독자 기술로 2030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다만 관련 예산이 내년까지만 배정받은 상황에 UAM 관련 연구들이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한화는 기체 개발을 위해 ‘오버에어’에 투자했지만 기체를 얻지 못하고 손실만 보고 철수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UAM 기체 S-A2 실물 모형.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부는 2025년 말 UAM 초기 상용화를 목표로 법 제정, 인프라 등을 구축하고 있다. 기업도 각각 컨소시엄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UAM드림팀(SKT‧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 등), K-UAM 원팀(현대차‧현대건설‧대한항공‧인천공항공사‧KT 등), 롯데팀(롯데그룹지주‧롯데렌탈‧롯데정보통신‧민트에어), UAM퓨처팀(카카오모빌리티‧LGU플러스‧GS건설‧버티컬 등), UAMitra(도심항공모빌리티산업기술연구조합‧드론시스템 등) 등이 있다.

 

국토교통부와 일부 컨소시엄은 UAM 기체 안정성과 운용 등을 테스트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UAM 1단계 실증은 비수도권에서, 2단계는 수도권에서 운영한다. 지난 4월 전남 고흥에서 K-UAM 원팀은 1단계 실증을 마무리했다. 2단계 실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K-UAM 드림팀도 다음 달 전남 고흥에서 실증 1단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실증 1단계를 마친 K-UAM 퓨처팀도 기체 이외 통합운용성 실증만을 마쳤다. 1단계 실증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만든 OPPAV가 사용됐다. 다만 OPPAV​는 무인 UAM이라서 2단계 실증이나 상용화되기는 어려운 상황.​ 기체 확보가 절실한 이유다.

 

원팀, 드림팀, 퓨퍼팀 모두 수도권 실증(2단계)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말 상용화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 팀 모두 기체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K-UAM 드림팀은 미국 조비에이션 기체를 실증에 사용하기로 했지만 조비 측에서 기체 공급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드림팀에 포함된 한화시스템도 지난 2019년 12월 오버에어에 약 300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오버에어의 개인항공기(PAV) ‘버터플라이’ 개발 과정에 참여했지만 기체를 확보하지 못하며 현재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UAM퓨처팀도 기체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처 에비에이션과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기체를 통해 실증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실증 2단계를 대비한 인프라와 장비, 제도 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안전 기준 등을 담은 규제 특례 심의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하늘길을 점차 열어주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 기업 중에 기체를 독자 개발한 곳이 현재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과 KAI 등 소수 기업만이 UAM 기체를 만들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미국에 UAM 전문 법인인 슈퍼널을 설립해 에어택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분율은 현대차가 44.4%로 최대주주고 현대모비스(33.3%)와 기아(22.2%)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슈퍼널을 통해 독자적인 UAM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규모는 1조 3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첫 생산기지는 미국으로 2028년까지 연 200대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철웅 현대차 미래항공모빌리티 사업추진단장은 “UAM 개발 협업 및 사업 전략 추진의 우선 집중을 통해 단기적인 성장 모텐텀을 확보하고 핵심 요소기술 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그룹 역량 내재화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미국 독립 법인 슈퍼널이 현지 개발과 생산으로 인해 국내 UAM 생태계엔 크기 기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철웅 현대차 추진단장은 “미국 감항인증 FAA를 받고 시장진출을 위해 선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기체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전기 분산추진 등 미래비행체(AAV)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데 나선 것. 현재 AAV 실증기 독자모델 기본설계를 진행 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상세설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2단계 사업으로 비행체 제작과 시험비행을 통해 2028년 실증기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자체 예산이 내년까지 확보된 상태로 후속 사업들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실증기 역시 실제 기체 생산으로 이어질지도 장담할 수 없다.

 

KAI는 민군 겸용 미래비행체 개발을 추진하며 조기 사업화를 위해 군의 지원을 호소했다. 조해영 KAI 미래비행체연구실장은 “자체투자로 기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더욱 많은 투자가 절실하다. 무기체계로서 국방 AAV 단독 모델 개발을 위해 군도 관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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