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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인기도 한순간…파파이스, 재진출 2년 만에 12개 매장 중 5개 문 닫아

신라교역, 국내 시장 100개 매장 포부 밝혔지만…지난해 매출 110억 원, 영업손실 115억 원

2024.11.19(Tue) 17:02:04

[비즈한국] 화려한 부활을 꿈꿨던 파파이스가 위기를 맞았다. 2022년 말 국내 시장 재진출 후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던 파파이스는 올 하반기에만 5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일각에서는 파파이스가 수익성 악화로 인해 또다시 사업 철수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임시휴업에 들어간 파파이스 안양일번가점의 모습. 간판까지 철거해 사실상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12개 매장 중 5개 문 닫아, 파파이스 부활 불씨 벌써 꺼졌나

 

2023년 3월 문을 연 파파이스 화정역점은 지난 9월부터 휴점에 들어갔다. 매장 영업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운영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매장 입구에는 ‘내부 리모델링 등으로 인해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는 안내문이 붙었으나, 몇 개월이 지나도록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입구에 붙어있던 리모델링 안내문이 사라졌고, 건물 외벽의 간판은 철거됐다.

 

지난 8월 파파이스 코리아를 운영하는 신라교역 외식사업 자회사 넌럭셔리어스컴퍼니(NLC)에 박종민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 파파이스는 고강도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파파이스 공릉역점, 화곡역점, 화정역점 등 3개 매장의 운영을 임시 중단하고, 내부 리모델링 및 운영 시스템 개선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휴업 매장은 내부 공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분위기다.

 

임시휴업 중인 파파이스 안양일번가점 내부. 파파이스의 12개 매장 중 현재 5개 점포가 임시휴업 상태다. 사진=박해나 기자

 

파파이스는 당초 3개 매장의 휴업을 발표했으나, 이후 휴점 매장은 더 늘어나고 있다. 3개 점포 휴점 이후 안양일번가점, 성남신흥점 등도 연이어 문을 닫았고, 12개였던 매장 수는 현재 7개로 줄었다. 최근 휴점에 들어간 파파이스 안양일번가점 인근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그동안 파파이스 매장 운영이 생각보다 잘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2년 계약을 하고 들어왔는데, 계약 기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문을 닫게 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운영 매장 중 절반에 가까운 수가 휴점에 들어감에 따라 일각에서는 파파이스가 국내 진출 2년여 만에 또다시 철수 위기에 놓인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파파이스 측은 “사업 철수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현재 일부 매장이 휴점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다만 폐점 여부에 대한 것은 확정된 바가 없다”며 “휴점 매장에 리뉴얼 작업을 진행할지 아니면 정리 후 다른 지역에 재오픈을 할지 등에 대해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2020년 12월 실적악화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던 파파이스는 2022년 12월 신라교역과 손잡고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열었다. 사진=박해나 기자


#신메뉴 출시, 판매 전략 재정비…부진한 실적 개선할까

 

미국의 치킨·햄버거 브랜드 파파이스는 1994년 국내 첫 상륙해 매장 수를 200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200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버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이 악화됐고, 결국 2020년 12월 국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사업 철수 2년 만에 파파이스는 신라교역과 손잡고 다시 국내 시장에 재진출했다. 원양어업을 주사업으로 해온 신라교역은 외식사업 확대를 위해 자회사인 넌럭셔리어스컴퍼니를 설립하고 파파이스의 국내 사업권을 따냈다. 파파이스는 국내 시장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출점할 것이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파파이스의 복귀는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2022년 12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이 개점하자 고객들이 대거 몰리며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파파이스는 국내 시장 재진출 1년 만에 매장 수를 12개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금세 꺾인 듯한 모습이다. 파파이스는 올해 10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출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신규 출점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파파이스 운영을 담당한 넌럭셔리어스컴퍼니의 매출액은 110억 원, 영업손실액은 1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까지의 파파이스 매출액(신라교역 외식사업 부문)은 98억 원, 영업손실액은 89억 원에 달한다.

 

재도약이 시급한 시점이지만, 국내 버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22년 파파이스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당시만 해도 맥도날드, 버거킹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끼리 점유율을 다투는 상황이었으나, 최근에는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까지 국내 시장에 대거 진출해 경쟁이 심화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패스트푸드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도 많아지면서 파파이스가 지속적인 고객들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파파이스는 전체적인 메뉴 재정비에 들어감과 동시에 신메뉴 출시에 박차를 가해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파파이스는 ‘추억의 맛’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 하에 신메뉴 출시에는 다소 소극적인 움직임이었다. 서용구 교수는 “파파이스가 기존 고객이던 베이비붐 세대 수요를 잡기 위해 향수 마케팅 전략을 펼쳤으나, 그로 인해 신규 고객을 잡기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메뉴나 판매 전략 등에 대해 리뉴얼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예전에 인기 있던 대표 메뉴를 재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높은 메뉴를 로컬화해 신메뉴로 출시하는 것 등을 준비 중”이라며 “12월 중에는 신규로 오픈하는 매장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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