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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 의협 비대위 출범,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가능성은?

52.79% 득표율로​ 비대위원장 당선…박 비대위원장 "정부 태도변화가 먼저"

2024.11.14(Thu) 18:08:26

[비즈한국]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52.79%​의 득표율로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 신임 비대위원장은 차기 의협 회장 선거가 있는 내년 1월까지 약 두달간 비대위를 책임진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만큼 전공의와의 소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구성원 간의 합의를 강조하며 간결한 비대위를 구성할 것을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이 지난 6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52.79% 득표율로​ 비대위원장 당선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3일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의협 대의원회에 따르면 박형욱 당선인은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79%)를 얻어 비대위원장으로 당선됐다. 13일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투표는 선거인수 244명 중 233명이 참여해 투표율 95.49%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임현택 전 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막말과 불통 논란 등으로 탄핵돼 비대위 체제로 바뀌며 치러졌다. 박형욱 신임 비대위원장은 차기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가 있는 내년 1월 2일까지 약 두 달간 비대위를 이끌게 된다. 

 

박형욱 부회장이 당선된 데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의 영향이 컸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현택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의협 대의원분들에게 임 회장 탄핵을 요청한다.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9월에도 임 전 회장이 물러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직후 임 전 회장에 대한 불신임(탄핵)안이 찬성표 비율 75.9%로 가결됐고, 박 비대위원장은 박형욱 후보의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이 의협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대한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의협 대의원들에게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 정치 욕심 없이 여러 면에서 중도를 지키고 있고,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가 대의원회 의장단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의장단은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특정 후보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며, 차후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전공의와 불통으로 탄핵당한 임현택…비대위는 가능할까

 

박형욱 신임 비대위원장은 대한의학회 부회장으로 예방의학 전문의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단국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공의들을 포용할 수 있는 ‘온건파’로 꼽힌다. 그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를 계기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박 비대의원장은 지난 6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교수는 재정을 투입한다고 어느 날 갑자기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등의 사이다 발언으로 의료계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는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해 ‘의대 증원’ 의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13일 오후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치러진 투표에서 박형욱 후보는 득표율 52.79%로 비대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와의 소통’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의정 갈등 시작 이후 임 전 회장은 줄곧 대전협과의 ‘불통’ 지적이 나왔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출마입장문과 당선 소감에서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리더에게는 결단이 필요하지만 결단과 독단을 분별해야 한다. 위원장이 구성원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의협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며 “그동안 전공의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한 여러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비대위라는 틀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합의에 이르는 전통을 만들어 나간다면, 그것은 의료계에 커다란 힘 되고 국민에게 큰 신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체제에서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 야당과 전공의 단체, 의협 등이 빠진 채 출범한 협의체는 연말까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본인이 부회장으로 있는 대한의학회가 협의체 참여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비대위원장은 출마 입장문에서도 “정부가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협의체를 운영하더라도 결국 의료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은 터질 것이다. 비대위는 진정한 대화를 막는 당사자가 정부임을 분명히 하겠다.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며 협의체 참여에 앞서 정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함을 촉구했다. 

 

한편 임 전 회장은 대의원 투표로 회장 탄핵이 가능한 현 의협 구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임 전 회장은 13일 페이스북을 다시 활성화한 뒤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부로부터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결코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절감했다. 그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하겠다. 곧 구체안을 알려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임 전 회장은 통화에서 “민심이 문제겠다”며 “현장에 대의원이 누군지는 아는지, 언제 대의원 공고가 올라오고 언제 뽑히는지 들어는 봤는지 물어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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