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10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하림그룹의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홍국 회장과 장남 김준영 NS쇼핑 이사의 부자(父子)회사인 ‘주식회사 경우’가 하림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승계 작업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년째 매출 없이 비용 지출만 발생하고 있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 29위 하림그룹은 2016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현재 상장사 5개, 비상장사 39개, 해외계열사 31개를 거느린 하림그룹은 창업주 김홍국 회장이 지분 21.1%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사실상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김 회장의 장남 김준영 NS쇼핑 이사의 개인회사 올품과 한국바이오텍이 하림지주 지분 22.47%를 보유하고 있어 아버지보다 그룹 지배력이 높은 상태다.
하림그룹의 계열사 중에는 김홍국 회장과 김준영 이사의 부자(父子)회사가 존재하는데, 바로 ‘주식회사 경우’다. 김 회장이 지분 80%, 김 이사의 개인회사 올품이 지분 20%를 차지한 회사로, 1989년 6월 자본금 5000만 원에 설립됐다. 창립 35주년째인 이 회사의 사업목적은 △상품 도·소매업 △식품 가공·무역업 △맥시칸 체인사업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단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림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2016년, ‘주식회사 경우’의 사업보고서가 처음 공개됐다. 그런데 2016년부터 최근까지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시 직전 해인 2015년까지 맥시칸치킨의 체인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 사업부(경우식품)를 2015년 8월 분할했다. 같은 해 12월 경우식품이 하림유통에, 올해 4월 하림유통이 맥시칸에 흡수합병됐다.
‘주식회사 경우’는 맥시칸치킨 체인사업을 떼어낸 후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김홍국 회장과 김준영 이사의 그룹 지배력에는 여전히 보탬이 되는 상황이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 지분을 1.27%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금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이 지분의 가치는 77억 원 상당이다. 매출은 없지만, 하림지주 지분 배당수익으로 회사 유지비를 마련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주식회사 경우의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는 101억 원으로,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편, 경우는 하림지주 외에 다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김홍국 회장과 차기 회장으로 지목된 김준영 이사는 ‘주식회사 경우’를 통해 지배력 강화 외에 별다른 사업을 영위하려 하지 않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하림그룹 측은 “투자회사라서 별도의 매출은 없다”는 짧은 입장만을 비즈한국에 전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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