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시 송파구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회사 리클린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 폐수를 무단 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최근 미승인 물량 19만 톤 이상을 무단으로 반입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인프라 투자회사 맥쿼리가 리클린을 인수한 후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인프라 ‘큰손’ 맥쿼리 등장한 까닭은
리클린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송파구 장지동 일대는 리클린이 운영하는 음식물처리시설 악취로 인해 10여 년간 주민 민원이 집중됐다. 이에 2022년 12월 서울시와 송파구, 운영업체 리클린 등은 50억 원을 투입해 악취 개선 공사에 나섰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관련기사 송파구자원순환공원 10년째 민원 쏟아져도 악취검사는 '합격', 알고보니… [단독] 폐기물처리업체 법인카드로 성매매, 관할 송파구청은 '나 몰라라'). 최근에는 리클린이 2018년부터 19만 톤 이상의 미승인 물량을 반입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파구청과 계약한 물량 외 쓰레기를 반입해 처리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14일 송파구의회 구정질문에서 박종현 구의원은 “10년의 운영 기간 동안 악취와 음폐수 무단 방류 등 각종 사건 사고의 책임에 자유롭지 못한 리클린의 전직 임원들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있다”며 “악취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면 송파구청과 리클린은 모든 책임을 지고 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인프라 투자회사 맥쿼리가 리클린을 인수한 후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맥쿼리그룹 계열사들은 2013~2017년 리클린을 비롯해 대길산업, 진주산업, 코엔텍, 새한환경, 세종에너지 등을 인수하면서 폐기물 산업의 덩치를 키웠다. 2017년 리클린 인수 당시 맥쿼리는 송파구청의 승인을 받으면서 사회공헌과 실질협약서 준수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현 송파구의원은 비즈한국에 “맥쿼리가 리클린을 인수한 후 대주주인 맥쿼리와 다비하나자산운용이 운영자금 명목으로 1134억 원을 리클린홀딩스에 연이율 11%로 대출했다. 리클린이 폐수를 방류하거나 물량을 무단으로 들여오면서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리클린이 송파구 승인 없이 음식물 쓰레기를 추가로 처리했고, 이로 인해 악취가 끊이지 않았다. 맥쿼리가 11% 고금리로 대출하는 금융구조가 원인임을 배제할 수 없다. 매출 압박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상한 점은 협약을 위반한 리클린에 대한 송파구청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점이다”고 지적한다.
#2766억 과징금 소송, 결국 송파구가 패소
최근 리클린의 폐수 무단 방류에 부과한 과징금 행정소송에서도 송파구가 패소한 사실도 확인됐다. 리클린은 2766억 원의 과징금 납부를 피해갔다.
2021년 송파구는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한 리클린에게 2766억 6393만 160원의 초과배출부과금(과징금)을 부과했다. 송파구는 검찰의 기소 내용에 따라 리클린이 2016년 10월 1일부터 2019년 6월 28일까지 9만 4922톤의 폐수를 무단 방류했다고 봤다.
리클린은 이에 대한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판결서에 따르면 리클린은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나온 폐기물은 물환경보전법에 따른 폐수로 볼 수 없고, 부과금 금액이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형사재판에선 리클린과 리클린 임원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10월 29일 서울행정법원은 검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송파구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다. 법원은 리클린의 폐수 무단 방류 기간과 초과배출부과금 산정 방식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방류한 폐수 역시 물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하는 폐수로 봤다.
문제는 시료채취 지점과 방류량이다. 법원은 송파구가 제출한 검찰의 범죄일람표와 리클린의 운영일지상의 수치가 상이해 실제 리클린이 배출한 폐수가 9만 4922톤인지 알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폐수는 가지배관에서 무단으로 방류되는 폐수와 폐수처리 과정을 거쳐 나가는 폐수가 합쳐져서 방류됐는데, 합쳐지는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하지 않고 가지배관에서 시료를 채취한 방식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법원은 송파구의 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을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송파구가 제출한 폐수량과 시료채취 결과는 모두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른 자료였지만,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3년간 이어진 소송에서 패소한 송파구청의 대응도 주목된다. 송파구청은 “14일 이내에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박종현 의원은 “송파구청의 대응이 매우 소극적이다. 리클린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맥쿼리 측은 “리클린 인수 초기 경영에 참여했지만, 현재는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대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
24년 용인환경센터 운영한 코오롱글로벌, 갑작스런 공동 도급 논란 이유는?
·
청소차 배기관 '수직화' 의무 코앞…인증 부품사 1곳에 차량 제조사는 "AS 불가"
·
송파구, 51억 원 들여 악취저감공사 했는데 민원 계속 "이유 있었네"
·
[단독] 폐기물처리업체 법인카드로 성매매, 관할 송파구청은 '나 몰라라'
·
송파구자원순환공원 10년째 민원 쏟아져도 악취검사는 '합격', 알고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