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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부실 계열사들 싹 정리하더니 사회공헌에 힘 주기…IPO 앞두고 체질 개선 중?

로똔다·빗썸메타 정리, 빗썸시스템즈 청산…공익재단 빗썸나눔 설립하고 기부 활동

2024.10.29(Tue) 17:14:41

[비즈한국]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관계기업 현황에 눈길이 쏠린다. 빗썸은 가상자산·블록체인 관련 계열사를 정리하고 그 자리에 사회공헌 기업,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으로 채웠다. 주요 계열사가 적자 끝에 폐업하는 등 부진을 이어왔던 만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체질 개선에 나선 빗썸의 행보가 주목된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영위하던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빗썸메타 정리, 로똔다 분리…“거래소 사업 집중”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빗썸은 11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수는 2023년 상반기 12개에서 1개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주요 계열사의 구성은 달라졌다.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하던 계열사들이 부진 끝에 영업을 중단하거나, 빗썸이 지분을 처분하면서다. 나머지 업체는 부동산 투자, 사모펀드 등으로 빗썸과 가까운 사업을 펼치는 계열사는 대부분 정리됐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중 자회사였던 블록체인 업체 ‘로똔다’의 지분(37.6%)을 모두 처분했다. 로똔다는 2021년 10월 빗썸 사내 프로젝트로 출범한 곳으로 모바일 지갑인 ‘부리또월렛’을 서비스한다. 빗썸과 로똔다가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최대열 빗썸홀딩스 기획실장, 정상균 빗썸 경영지원실장 등 로똔다 내에서 임원을 맡던 빗썸 측 인사들도 지난 6월 말 사임했다. 다만 로똔다 대표이사는 빗썸코리아 이사 출신인 신민철 대표가 그대로 맡는다.

 

빗썸은 양 사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지분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거래소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정리”라며 “현재로선 빗썸 차원에서 별도로 모바일 지갑 사업을 할 계획은 없다”라고 전했다.

 

대체불가능토큰(NFT)·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하던 빗썸메타의 사업도 모두 정리했다. 빗썸은 정리 과정에서 기존 잔여 주주의 지분을 모두 취득해 58.6%였던 빗썸메타 지분을 100%까지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2월 빗썸코리아가 170억 원을 출자해 세운 빗썸메타는 설립 이래 적자로 고전해 왔다. 결국 지난 6월 30일 NFT 마켓 ‘네모마켓’의 운영을 종료하고, 7월 중 주소지를 빗썸 본사가 있는 역삼동의 삼원타워로 옮겼다. 사업을 정리하면서 최대열 실장이 빗썸메타의 대표 겸 사내이사를 맡았다.

 

눈에 띄는 건 빗썸이 빗썸메타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치해 뒀다는 점이다. 빗썸메타 사내근로복지기금은 2022년 5월 자산 1000만 원으로 설립됐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사업주가 회사 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근로자 복지를 위해 운영하는 비영리 법인이다. 소득세·법인세 면제, 사회보험 감면 혜택 등이 있어 회사와 근로자 양측에 이익이 된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통상 사업장과 같은 소재지에 두지만, 등기상 주소는 빗썸메타와 달리 올해 1월 이전한 서초구 반포동의 이니셜타워 1로 기재됐다.​

 

빗썸메타는 NFT, 메타버스 사업을 목표로 운영했지만 설립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사진은 빗썸메타가 준비하던 메타버스 서비스 ‘네모월드’​. 사진=빗썸 제공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직원의 근로환경 향상을 목표로 설치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ESG 경영 수단으로 꼽힌다.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회사는 IPO를 추진하기에 앞서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다만 빗썸메타가 실질적인 매출을 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 수익을 사용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NFT·블록체인 줄이고 채용·사회공헌 확장

 

그밖에 IT 솔루션 서비스를 하던 개발 전문 자회사 빗썸시스템즈는 지난 1분기 중 청산했고, 버킷스튜디오와 함께 설립한 메타버스·NFT 커머스 업체 빗썸라이브는 5월 중 파산 절차가 마무리됐다. 빗썸메타(-212억 원), 로똔다(-67억 원), 빗썸라이브(-11억 원), 빗썸시스템즈(-3억 원) 모두 2023년 말 기준 순손실을 기록해, 빗썸은 지난 1년 사이 가상자산·블록체인 관련 계열사뿐만 아니라 부실 계열사를 대거 정리하게 됐다.

 

계열사를 재정비한 정리한 빗썸이 새롭게 투자에 나선 곳은 뜻밖에도 채용 시장이다. 빗썸은 2023년 12월 단기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프리’를 운영하던 ‘반장프렌즈’ 지분을 352억 원에 100% 취득했다. 빗썸은 인수 이후 반장프렌즈의 강중식 대표와 더불어 공동 대표 자리로 최대열 실장을 선임했다.

 

빗썸에 인수된 지 1년 가까이 지났으나 알바프리는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빗썸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현재 준비 중”이라며 “세부 일정을 확정하진 않았으나 멀지 않은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IPO를 앞두고 사회공헌 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빗썸은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IPO 도전을 선언하면서 공익재단 설립을 추진해 왔다. 빗썸은 지난 1월 자본금 9억 9000만 원으로 교육 사업을 위한 업체 ‘빗썸나눔’을 설립했다. 빗썸나눔은 평생교육 및 훈련 사업, 평생교육시설 운영, 취업 및 창업 지원 서비스, 워크숍 기획 등을 목적으로 한다.

 

빗썸나눔은 지난 5월 취약계층을 위한 ‘2024 희망 등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마트24, 신세계그룹과 함께 기부 활동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전 적자 회사는 정리하고 ESG 사업은 확장하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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