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국빈 방한을 마친 가운데 폴란드 재래식 잠수함 도입 사업 일명 ‘오르카 프로젝트’의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수주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기업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 기업 간 과열 경쟁과 소송전은 폴란드 군사당국 평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국빈 방문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방산 협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해군 현대화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며 수주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이 폴란드 잠수함 사업 수주에 나섰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가 해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잠수함 3척을 구매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8조 규모로 예상된다. 현재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와 프랑스의 ‘나발 그룹’, 스페인의 ‘나반티아’, 스웨덴의 ‘사브’ 일본 등 세계적인 잠수함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두다 대통령과 함께 방한 중인 토마스 슈브릭 폴란드 해군사관학교 교장은 지난 23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장보고-III 배치(Batch)-II 잠수함 건조 현장과 기술인력 양성기관인 기술교육원, 자동화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시설 등을 둘러봤다. 슈브릭 교장은 24일 HD현대중공업의 울산 본사를 방문해 최신예 잠수함 신채호함(3000톤급)과 윤봉길함(1800톤급)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이 제안한 솔루션을 살펴봤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폴란드에서 열린 최대 방산 박람회인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폴란드 대표 방산그룹인 WB그룹과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오르카 프로젝트 참여 의향서를 낸 세계 11개 조선사 중 유일하게 3000톤급 잠수함(KSS-Ⅲ P)과 2300톤급 잠수함(HDS-2300) 2가지 플랫폼을 제안했다.
이러한 가운데 폴란드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에 ‘잠수함 사업에 한국 조선업체 2곳이 참여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과열 경쟁으로 계약 불이행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이번 잠수함 사업을 ‘원팀’을 꾸려 지원하길 원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지난 17일 인성환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17일 ‘제6차 방산수출전략평가회의’를 주재하면서 협력을 강조했으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감정의 골은 메워지지 않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방산사업에서 마찰을 빚으며 신경전을 펼쳐왔다. 그중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사업(KDDX)에선 기업 간 ‘소송전’까지 펼치며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잠수함 관련 사업에선 한화오션이 예전에 수주 실적이 있기 때문에 HD현대가 원팀으로 수주전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말했지만 한화오션은 자신들의 협력사와 함께하는 것이 ‘원팀’이라면서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방산업체와 달리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 선진 방산업체들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전략적으로 수주전에 나선다. 독일 정부는 잠수함 성능 향상을 위해 해군 전문인력과 시험용 잠수함 등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기업의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한다. 또한 프랑스의 국영 군함 제조업체 ‘나발그룹’은 스코르펜급 잠수함으로 오르카 프로젝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선진 방산업체는 국가의 지원과 함께 민관이 ‘원팀’으로 뭉쳐 이번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가 나서 기업 내부 싸움을 정리해 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 유럽국가들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현재 서구의 방위산업체들은 대규모 M&A로 각 국가의 방산업체가 한 곳으로 통합돼 있다. 한국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러시아의 로스보론엑스포트(국영기업)와 같은 방산 수출연합체 구성을 고려해볼만 하다. 그러기 위해 적극적으로 국가가 나서야한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
"수출용 따로 국내용 따로" 내수 무기 '역차별' 논란 들여다보니
· [밀덕텔링]
국산 전투기 경쟁력 강화할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최초 공개
·
풍산, 레바논에 81mm 박격포 수출 추진 '득일까 실일까'
·
'방산 공룡' 한화, 경쟁사들과 육해공서 '신경전'
·
'배터리 전쟁' 임박했는데, 군용 2차전지 태반이 중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