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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따로 국내용 따로" 내수 무기 '역차별' 논란 들여다보니

K2흑표 수출버전엔 ASP 장착, 한화 다목적레이다도 사우디버전은 고성능…관건은 비용

2024.10.25(Fri) 18:09:48

[비즈한국] K방산이 폴란드, 호주 등 세계 시장에서 대규모 수출을 진행하면서 몇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군이 쓰는 K2 등 무기체계와 해외 수출용 버전 무기의 기술 격차가 벌어져 내수품 역차별 논란이 나온다. 우리 군이 쓰는 장비도 해외 수출용처럼 성능을 개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K2 흑표 수출형 버전은 적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의 공격에 대비한 능동방어체계(APS) 시스템을 탑재했다. 사진=전현건 기자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정상 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의 중인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포함해서 한-폴란드 방산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K2 흑표 전차 등 국산 무기 추가 수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 양국이 연내 계획 중인 K2 전차 수출 2차 이행계약 협상 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군 주력 탱크인 K2 흑표는 적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의 공격에 대비한 능동방어체계(APS) 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폴란드로 수출될 ​K2 ​전차도 APS 시스템을 탑재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K2 전차 생산국인 우리 군은 APS 시스템을 갖춘 전차가 ​단 한 대도 ​없다.

 

성능개량형 K2 전차는 다양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생존성이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포탑의 4면 모서리에는 각각 8각형 모양의 APS 레이더, 360도 전장 상황인식장치, 레이저 경보장치(LWS) 등이 설치됐다. 포탑의 좌우 양쪽 두 곳에는 요격탄을 날릴 수 있는 ‘하드킬’ 방식의 APS 시스템도 탑재됐다. 포탑 상부에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설치돼 차량 외부로 몸을 노출하지 않고도 정밀한 사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RCWS 앞에는 직사면체 구조의 소프트킬이 가능한 ‘드론 재머’도 설치됐다. 

 

최근 대부분 방산 선진국들은 APS를 기본 사양으로 요구하고 장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이 도입할 예정인 ‘레오파르트 2A8’은 APS 장착 예정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K2 전차 4차 양산을 위해 2028년까지 총사업비 1조 9400억 원을 투입해 150여 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지만 APS 시스템 장착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이 APS 시스템 장착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매단가 상승이다.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업체들은 K2 전차 개발 과정에서 이미 10년 전 APS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비용 문제로 도입이 무기한 보류됐다. 

 

한화시스템이 만든 대공방어용 다기능레이다(MFR) 시리즈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버전이 국내용보다 성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전현건 기자

 

한화시스템이 만든 대공방어용 다기능레이다(MFR) 시리즈도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버전이 국내용보다 성능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II(천궁-II)’에 다기능레이더(MFR)를 공급한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천궁-II MFR을 개발해 2020년 전력화를 마쳤으며 천궁 MFR 성능 개량형(천궁-II MFR)을 공급하고 있다. 천궁 중동 수출형은 AESA 레이더를 장착해 탐지·추적 성능을 높이고, 사막의 고온과 모래먼지 등을 고려해 개발됐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위원은 “수출 버전을 만들 때 방위사업청이 개발비를 준다. 다만 한국군 활용 계획은 없다. 국내에 연계하거나 후속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업체가 알아서 해야 한다. 업체는 국내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만들다 보니 이런 격차가 생길 수 있다. 우리 군도 무기를 더 좋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당국이 고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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