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아워홈 남매전쟁, 이번엔 '오빠 승'…구본성 이사보수한도 취소소송 승소

동생 구지은·구명진 이사 재임 시절 의결권 행사 문제 삼아 소송 제기, 재판부서 인정

2024.10.25(Fri) 11:36:57

[비즈한국]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동생 구지은 전 대표이사와 구명진 전 사내이사 재임 시절 주주총회에서 이뤄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를 취소해달라며 아워홈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을 제기한 구본성 전 부회장은 2021년 보복운전으로 유죄를 선고받으며 아워홈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는데, 이후 각각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 오른 동생들이 자신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 의결에 참여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 사진=아워홈 제공

 

#구지은-구명진 이사 보수 한도 ‘셀프 책정’ 취소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재판장 주진암)는 지난달 27일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회사를 상대로 낸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해 4월 아워홈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의한 2023년도 이사보수 한도 승인을 취소하는 내용이다. 구 전 부회장은 이 안건이 자신을 제외한 주주 전원 찬성으로 가결되자, 당시 이사로 재직하던 동생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 의결권 행사가 위법하다며 지난해 5월 소송을 냈다.

 

아워홈은 범LG(엘지)가 종합식품기업이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인 구자학 선대회장이 2000년 LG그룹에서 분리해 설립했다. 현재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단체급식 및 식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회사 지분은 구자학 선대회장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 차녀 구명진 전 이사(19.6%),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20.67%) 등이 나눠 가졌다. 남매간 합종연횡에 따라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앞서 아워홈은 지난해 4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같은 해 회사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과 동일한 150억 원으로 정하는 내용이었다. 주주총회에는 대리인을 포함한 주주 전원이 출석했고 구본성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찬성(동의율 61.44%)으로 가결됐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구지은 전 부회장과 사내이사였던 구명진 전 이사도 주주로서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문제 삼은 지점은 동생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의 의결권 행사다.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결의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구 전 부회장은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가 ​회사 이사로서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으니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 주식을 빼면 찬성 주식 수(동의율 35.43%)가 의결정족수인 출석 주식 과반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을 것이므로 법령을 위반한 주총 결의를 취소해야 한다는 논리다.

 

재판부는 “아워홈 이사인 구지은, 구명진은 이사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결의가 이뤄지면 그 한도에서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되므로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구지은, 구명진이 보유한 주식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 산입돼서는 안된다”며 “이 사건 결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가 의결권을 행사한 하자가 있으므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서울 강서구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사진=아워홈 제공

 

#‘경영권 분쟁 끝날까’ 구본성→구지은→구미현 대표 변경

 

소송을 낸 구본성 전 부회장은 당초 구자학 선대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됐다. LG그룹 장자 승계 가풍에 따라 아워홈 창업주 지분을 가장 많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 선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임하던 2016년 6월부터 구본성 전 부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었다. 당시 아워홈에 재직하던 형제는 넷째 구지은 전 부회장뿐이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04년부터 아워홈 이사를 지내다 자회사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했다. 2017년 구본성 전 부회장의 전문경영인 선임에 반대하며 주총을 소집했지만, 언니 구미현 회장이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면서 무산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 대표 체제는 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무너졌다. 앞서 구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을 하고 하차한 상대 운전자를 자신의 차로 들이받은(특수 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1년 6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 직후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아워홈은 같은 해 11월 내부 감사에서 구 전 부회장의 배임,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구 전 부회장은 올해 9월 이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공백을 메운 사람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동생인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 세 자매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재판 선고 직후 주주총회를 열고 구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구지은 부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이사 선임 안건을 주주제안해 통과시키며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구명진 전 이사도 같은 날 사내이사에 취임했다. 큰언니 구미현 회장은 2017년 분쟁 때는 구본성 전 부회장 편을 들었지만, 구 전 부회장이 물의를 일으킨 뒤에는 구지은 전 부회장 손을 들어줬다.

 

세 자매 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워홈은 지난 4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구미현 회장과 남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6월 임기가 만료된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안건과 지분을 종합했을 때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 세 자매가 연대해 구본성 전 부회장을 몰아냈던 2021년 6월과 달리 구본성 전 부회장이 구미현 회장과 손을 잡고 두 자매를 몰아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가 지난 5월 임시주총에서 부친의 추천으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구지은 전 부회장 뒤를 잇는 아워홈 대표이사는 구미현 회장이 맡았다. 경영권 분쟁마다 뒷전에서 ‘키맨’ 역할을 했던 구미현 회장은 지난 6월 아워홈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같은 날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는 부회장에, 과거 구자학 선대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지낸 이영표 씨는 경영총괄사장에 올랐다. 구미현 회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고자 ​취임 직후부터 경영권 매각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미현 회장은 지난 6월 회장 취임 인사말에서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즉,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핫클릭]

· [비즈피플] 나스닥 오른 '성덕'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잇단 악재 해법은?
· "위고비보다 효과적" '마운자로' 출시 어떻게 돼가나
· [단독] 노소영,이혼소송 직후 'nabicoin' 상표권 출원…암호화폐 진출하나
· [단독] '남매의 난' 패배해 아워홈 떠난 구지은, 캘리스코 사내이사 복귀
· [단독] 아워홈 세 자매 '주주간계약' 기각…'남매의 난' 불씨 여전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