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마지막 단계인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노 관장이 이혼소송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 2018년 ‘nabicoin’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이미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동일한 이름의 암호화폐가 출시돼 올 12월 DEX 거래소, 내년 1분기 CEX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노소영 관장이 지난 2018년 8월 ‘nabicoin’이라는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노 관장은 2018년 8월 20일 ‘nabicoin’의 상표권을 출원했고, 특허청은 2019년 7월 상표권 등록을 결정했다. 국내에서 상표권 출원 시 일반적으로 상표의 한글표기와 영문표기를 동시에 출원하는 데 반해 노 관장은 영문표기인 ‘nabicoin’만 출원하고, ‘나비코인’은 상표권 등록을 신청하지 않았다. ‘nabicoin’은 국제 등록된 상표권으로 2029년 7월 기간이 만료된다. 다만 출원자는 상표권 존속기간을 10년마다 연장할 수 있다.
‘nabicoin’에서 ‘nabi’는 노 관장이 운영하는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art center nabi)’의 ‘나비(nabi)’와 영문표기가 동일하다. 공교롭게도 SK그룹은 나비와 모양이 비슷한 행복날개를 CI에 사용하고 있다. ‘art center nabi’의 상표권은 노소영 관장이 2015년 9월 출원해 보유하고 있다.
노 관장은 ‘nabicoin’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지정상품(업무) 내용을 ‘전자화폐 기능이 내장된 IC카드 도매·소매·구매대행·판매대행·판매알선·중개업’, ‘내려받기 가능한 전자화폐용 컴퓨터프로그램 도매·소매·구매대행·판매대행·판매알선·중개업’이라 기재했다. 전자화폐에 암호화폐가 포함된 데다 상표명에 ‘coin’을 넣은 점으로 미뤄 ‘nabicoin’이 암호화폐 상표로 짐작된다.
더구나 ‘nabicoin’ 상표권 출원 직전인 2018년 8월 17일부터 8월 19일까지 노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는 암호화폐거래소 고팍스와 함께 블록체인 페스티벌 ‘2018 Crypto on The Beach’을 열었다. 당시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노소영 관장이 암호화폐에 매우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nabicoin’이라는 암호화폐가 이미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nabicoin’은 올 12월 DEX 거래소, 내년 1분기 CEX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작업 중이며,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을 적용한 미술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nabicoin’의 홈페이지에는 곤충 나비(butterfly)의 이미지가 사용됐는데, 이로써 ‘nabi’가 한글 ‘나비’에서 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nabicoin’ 암호화폐와 노소영 관장의 연관은 확인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사정기관의 IT 전문가는 “비트코인 창시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듯 ‘nabicoin’의 창시자가 상표권 출원자인 노소영 관장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트센터 나비 관계자 역시 “미국에서 출시된 ‘nabicoin’은 노 관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상표에 ‘coin’이 들어갔다고 다 암호화폐는 아니다. 6년 전 교육 플랫폼 사업을 위해 노 관장이 개인 이름으로 상표권을 출원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노소영 관장은 2015년 9월 ‘튜링아카데미’, 2018년 1월 ‘carechain’에 대한 상표권도 출원했다. 튜링아카데미는 교육·서적 출판·박물관운영업·기업교육업 분류로, carechain은 데이터베이스보관업·의학분야 컴퓨터프로그래밍업·데이터암호화복호화 및 증명업 등으로 분류됐다. ‘carechain’도 ‘nabicoin’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상표의 솔루션업체가 영국령 인도양 국가에서 2020년 설립된 것으로 확인된다.
[핫클릭]
·
불법 비자금 시효 무관하게 국고 환수 제도적 장치 마련돼야
·
대법원으로 넘어간 SK그룹 운명 '노태우 악령' 재조명
·
노소영 관장이 꺼내든 '비자금 카드' 묘수일까 악수일까
·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으로 재부상한 '노태우 비자금' 후폭풍
·
[단독]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21억 직원 횡령건, 결산보고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