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IT시장에서 ‘적과의 동침’이 실현됐다. ‘스마트폰 맞수’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손을 잡은 것.
지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에 자사 운영체제(iOS)를 적용한 단말기를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애플이 이처럼 ‘적과의 동침’에 들어간 이유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왜냐하면 현재 일반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IT 전문가는 “전 세계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11년 1억4000만대에서 지난해 2억8000만대로 100% 성장했다. 오는 2017년엔 5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녹스 연대’를 구축한 것은 삼성전자와 협업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견제책으로 봐야 한다. 즉 구글과 삼성전자가 커지고 있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자 애플이 삼성전자와 ‘녹스연대’를 구축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2년 정도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발표한 녹스는 올해 미국 국방부로부터 녹스가 탑재된 단말기 납품을 승인받았다. 또 영국 정부는 공공기관에 녹스가 탑재된 단말기의 보안 가이드를 발행했다.
아울러 구글과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녹스를 기본으로 탑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외 다른 운영체제 지원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반의 보안 강화 기술까지 결합된 보안 플랫폼인 ‘삼성 녹스’로 다른 OS를 지원하는 문제는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달 PC시장 30년 앙숙인 IBM과 기업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구글과 삼성전자에 견제구를 던진 바 있다.